명함이 없는 첫 번째 삶
"보니까 너는 글을 쓰면서 마음을 푸는 것 같아."
일이 바빠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늘 ‘언젠가 써야지’라고만 생각했을 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런데 퇴사 후, 글을 계속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퇴사하고 시간이 많아져서일까? 아니면 이제야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겨서일까? 정신없이 일할 때는 생각조차 못 했던 것들이 이제는 머릿속에서 천천히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글이라는 걸 알았다.
사실 글을 쓰면서 나도 위로받고 있었다.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글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나 자신에게도 건네고 있었다. "실수해도 괜찮다", "조급해하지 말고 네 페이스대로 가도 된다", "잘하고 있다" 같은 말들.
현업에서 부딪치며 겪었던 일들, 중간관리자로서 느꼈던 고민들, 그리고 후배들이 실수할 때마다 해주고 싶었던 조언들. 그 모든 것들을 모아 퍼블리 콘텐츠로 발행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너무 좋아요.. 퍼블리와 함께 나이가 들면서 저도 하나의 팀만 이끄는 팀장에서 여러 팀을 이끄는 그룹장이 되었는데요. 이런 아티클이 정말 필요했습니다! 시리즈로 보고 싶어요!
서비스직으로의 전직이라는 부분에서 머리를 띵하고 맞은 것 같아요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룹장이 되면 또 어떤 느낌일까에 대해 고찰을 얻고 갑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초짜 리더라서 말씀하신 대로 어디에서도 조언을 얻기가 어려웠는데 이렇게 설명해 주시니 자신감도 생기고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정적인 팀원들 불만에 피드백을 많이 주긴 했었는데 약간은 입을 다물 필요가 있겠네요.. 셀프 피드백 매일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은선 멘토님(?)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성하신 분의 글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했습니다. 리더를 하고 싶다 안 하고 싶다 % 는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차피 인간의 역사는 반복되고 누군가는 하고 싶을 것 같네요. 저는 중간관리자로 있지만 리더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선 일하는 태도 많이 바뀌었음을 스스로 느낍니다
글을 읽으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꼭 응원을 드리고 싶어 굳이 글을 남겨요! 앞으로의 리더십 여정도 파이팅입니다!
새로운 리더를 맡을 준비를 하며 여러 아티클을 읽고 있는데, 따뜻하면서도 디테일한 내용입니다. 힘내보겠습니다.
공석으로 인해 갑자기 팀장이 된 후, 걱정이 너무 많았는데 나다운 선배가 되라는 말이 위로가 되네요. I may be wrong 좋은 말인 것 같아요
“I may be wrong “ 책상에 써붙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관리자 마인드는 역시 어렵네요.
좋은 리더에 정답은 없고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고기 낚는 법을 인내심을 갖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네요
작은 조직 리더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요새는 제 자신이 어떤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해도 1인 기업가로서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클라이언트로서 대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지니 마인드가 좀 달라지게 되더군요. 삐치거나 화날 일도 좀 덜해지는 거 같아요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티클을 읽고 조성*님 댓글을 읽으니 제가 더 나아질 수 있는 태도가 명확하게 그려지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을 하나씩 읽다 보니 내가 지나온 시간들이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고 예전의 나처럼 헤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4년 차가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선배 없이 자라오면서 느꼈던 아쉬움들을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해서 썼던 글들이, 그동안 내가 지나온 길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벅찼다.
퇴사 후에는 자존감이 흔들릴 때가 많았다. 내가 잘한 선택이었을까? 이 길이 맞을까? 그럴 때마다 댓글을 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적어도 이 글을 쓴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었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레퍼런스가 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글을 쓰는 것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또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예전에는 글을 쓸 때마다 늘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이걸 써도 될까?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까? 그런 고민들 때문에 망설였고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덮어두곤 했다.
그런데 퇴사 후 생각이 좀 바뀌었다. 처음엔 ‘이렇게 살아도 될까?’ 하는 불안이 앞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비록 일에서 벗어났지만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회사 밖에서도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내 경험과 생각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좀 더 자유롭게 써보려 한다. 중간관리자로서 겪은 고민뿐만 아니라 퇴사 후 나의 변화, 삶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앞으로 찾아갈 길에 대해서도.
더 이상 회사에 속해 있지 않으니 누구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이전에는 직장인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봤다면 이제는 더 넓은 시야로 보고 싶다. 내가 가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이런 생각도 기록해 두면 나중에 다시 돌아봤을 때 또 의미 있지 않을까?
약 10년 전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하는 소설 수업을 들으러 간 적이 있다. 첫 시간에 카피라이터라고 운을 띄우며 '그동안은 남을 위한 글을 썼지만 이제는 나를 위한 글을 쓰고 싶어서 왔습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여전히 나는 ‘나를 위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그때는 ‘남을 위한 글’과 ‘나를 위한 글’을 분리해서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것. 남을 위한 글을 쓰려다 보면 부담이 됐다. 반대로 오로지 나를 위한 글을 쓰려다 보면 공허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닿아 공감을 얻고 때로는 내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계속 써볼 생각이다. 남을 위해서든 나를 위해서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