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노인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통해 조금씩 바뀌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술 격차, 배움의 속도를 관찰했지만,
이제는 그 안에서 피어나는 호기심과 연결, 삶의 태도를 읽는다.
작은 화면 속 버튼 하나, 메시지 한 통, 사진 한 장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결코 작지 않다.
나는 여러 어르신의 손끝을 보며 생각했다.
화면을 처음 접했을 때의 두려움, 버튼을 잘못 눌렀을 때의 당황,
그리고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사진을 찍었을 때의 미소.
그 모든 순간이 새로운 세상과 자신을 잇는 다리가 된다.
또한, 화면 속 경험은 혼자가 아니다.
손자를 도와주거나, 친구와 경험을 공유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서,
노인들은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연결망 속에 놓인다.
디지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관계와 경험, 그리고 삶을 확장하는 도구가 된다.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면,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적응력과 호기심, 그리고 연결을 향한 열망이다.
우리는 흔히 노인을 ‘배움이 느리다’고 평가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오히려 배우고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작은 화면 속 시도와 실패, 성공이 모여, 삶을 조금 더 풍요롭고 넓게 만드는 과정이다.
나는 생각한다. 디지털과 노인, 그리고 세대 간 연결은 결국 삶을 이어주는 새로운 풍경이다.
화면 속 풍경을 관찰하면서, 나는 그 속에서 인간이 가진 호기심과 용기,
그리고 서로를 향한 연결의 힘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이 글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작은 화면 속에서 시작된 변화는, 결국 삶 전체를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고,
세대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힘이 된다.
기술이 만든 세상은 낯설지만, 그 안에서 인간은 여전히 배우고, 연결하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