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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9. 2018

통영굴밥

통영시장의 맛을 살리다. 

통영의 굴이 한참 제철을 맞기 시작했다. 이럴 때 통영 굴을 먹지 않으면 무척 서운할 것 같았다. 통영의 항구를 품고 있는 곳에 통영을 대표하는 시장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너무나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그런 생생함은 대도시의 대표 시장에서도 볼 수 없다. 에너지가 무척이나 넘치는 곳으로 발길을 해본다. 

통영 활어시장은 에너지 넘치는 활어가 어느 곳을 보아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활어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물고기로 생선을 잡아서 숙성한 선어와 다른 매력이 있다. 예를 들어 민어는 활어로 먹으면 하얗고 투명하지만 숙성된 민어회는 살이 붉은색을 띠게 된다. 

방어가 제철이다. 통영 활어시장에서의 방어는 보통 1미터가 모두 넘는다. 대방어란 말은 이곳에서는 1.5미터는 되어야 그렇게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조기어강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인 방어는 아시아에서 잡히는데 지역에 따라 ‘부시리’ 또는 ‘히라스’라 부르는 경우가 있으나 부시리는 맛과 형태가 방어와 유사한 전갱이과의 다른 어종이다. 

다양한 해산물이 자꾸 발길을 잡아 이끈다. 이 곳에 있는 모든 것을 먹어보고  싶지만 우선 대식가가 아니기에 선택을 해야 한다. 소라도 좋고 가리비도 좋고 소라나 멍게, 위에 있는 전복까지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통영 활어시장에서는 한 바구니에 담은 것을 위주로 파는데 저렴한 어종은 3만 원에서 양이 상당히 많아도 5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쥐치는 물고기가 작기 때문에 쥐치를 잡으면 그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맛이 좋아서 가끔 접해본다. 보통 쥐치는 1kg에 30,000원 정도에 먹을 수 있다. 

이날 통영시장에서 구입한 것은 바로 제철에 먹어야 하는 통영 굴이었다. 큰 봉지는 하나에 20,000원, 작은 봉지는 10,000원인데 10,000원짜리 굴 봉지를 하나 사면 4인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굴밥을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 통영 굴의 진가는 바로 국밥에서 나온다. 굴에 배인 우리 여인들의 정성을 알고 먹으면 밥맛이 한결 깊게 느껴지게 된다. 

밤에도 이곳은 항상 북적거린다. 굴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살결을 곱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한다고 하는데 생굴은 비릿한 맛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주 먹기는 쉽지 않지만 굴밥은 밥맛을 잃은 사람이라도 한 그릇 뚝딱 비우게 할 정도로 뛰어난 풍미가 좋다. 

통영 굴을 가지고 하게 될 굴밥의 주요 재료는 통영 굴과 인삼, 은행, 콩나물이 주요 재료다. 밥의 양은 4명이 먹을 정도의 양을 준비하고 나머지 재료는 모두 밥솥에 넣고 익혀주면 된다. 

우선 쌀을 잘 씻어서 1시간 정도 불려놓는다. 그리고 나머지 재료를 손질하면 된다. 먼저 사온 통영 굴을 잘 씻어서 다른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콩나물을 씻은 다음 은행을 1분 30초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까기 좋게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인삼은 잘게 썰어서 준비를 한다. 

서해안에서 나는 굴은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알이 작지만 통영의 굴은 상시로 바다에 잠겨 있기에 바다의 영양가를 그대로 먹어서 통통하다. 통통한 통영의 굴의 끝에는 검은테가 있어서 좋은 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집에 있는 밥솥이 6인분인데 얼마나 양이 많은지 위까지 꽉 찼다. 4인이 먹기에 풍족할 정도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장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우선 양조간장 10큰술, 오미자청 1큰술, 깨 2큰술, 마늘 2큰술, 달래 한 묶음, 물 4큰술, 참기름 2큰술, 청양고추 2개, 고춧가루 2큰술, 후추 약간을 넣고 살짝 맛을 보면서 다른 재료를 조금 첨가하면 된다. 

양념장을 잘 담아보았다. 한겨울에 딴 굴을 급랭한 후 저장했다가 꺼내 굴밥보다 제철 굴로 만든 굴밥이 정말 맛이 좋다. 통영굴밥은 뜨거울 때 영양 달래 양념장을 조금 넣어 얼른 뒤섞어 먹는 게 좋다. 

무려 한 시간을 밥을 지은 후에 나온 굴밥의 양이 상당히 많아서 밥솥에서 하지 못하고 꺼내서 지난번에 양념 속을 만들던 대야에 넣고 잘 비벼보았다. 개인적으로 통영에서 너무 유명해서 예약도 안 해준다는 유명 통영굴밥 집보다 이 밥이 훨씬 맛이 좋았다. 그 굴밥은 맛의 색깔이 별로 없었다. 

잘 비벼진 굴밥을 먹어본다. 역시 이 맛에 굴밥을 먹는 모양이다. 이 기회에 대장금의 후예나 되어볼까.  단백질이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아 빈혈,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는 통영 굴로 만든 영양굴밥 맛은 모두를 만족시킨 듯하다. 유난히도 춥고 길 거라는 올겨울 건강은 굴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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