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목, 물

청양 임동일 가옥 (靑陽林동일家屋)

주거와 목재, 수변공간은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역사란 지겨운 사실들의 나열이 아니라고 한다. 역사에는 광범위한 경향들이 실제로 존재하는데 그 속에서 사람들이 살았을 고택을 설명하려는 탐구 과정은 흥미로울 뿐만이 아니라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생산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청양을 대표하는 가옥은 두 곳만 있는지 알았다. 청양 윤남석가옥과 청양 방기옥 고택만 있는지 알았는데 그곳 외에도 몇 곳이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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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일 가옥은 오서산의 줄기가 내려오는 길목과 낮은 야산으로 통하는 길목에 있다. 지리적 환경과 생태 환경은 그 사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폭넓게 보면 역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적한 곳에 자리한 이 가옥은 생각 외로 잘 지어진 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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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임동일 가옥 (靑陽林동일家屋) 19세기 말 송암 임용주가 지었다고 전해지며 당시 연못 조성 시 소나무를 심었는데 소나무가 옆으로 누운 듯 자라서 와송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고택 입구 쪽에 위치하고 있는 사랑채는 정면 7칸, 측면 2칸의 큰 규모로 전통 목조건축 양식상 그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 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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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층 위로 만들어진 누마루에는 경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 것이 특이해 보였다. 삼가다 혹은 누군가를 공경할 때 사용하는 한자이다. 우리의 한옥은 거주공간에 나무가 엮어서 사용되고 있고 상당수의 고택은 물을 중요시했다. 연못이 없으면 우물이라도 집안에 대부분 만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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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 건물에는 그 후손이 살기 위해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눈에 뜨인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돋보인다. 한국의 가옥과 일본의 가옥은 서양인이 바라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는 있지만 상당 부분에서 다르다. 민족마다 집이 다르게 발달한 것은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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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옥들은 함경도 지방, 중부지방, 남부지방, 제주도도 모두 기후와 지역의 사회적 환경에 따라 독자적으로 또는 장점을 흡수하면서 발달되어 왔다. 고즈넉하고 조용하며 한국인의 몸에 맞게 만들어진 한옥 역시 척도를 사용했다. 가로로 되어 구분된 칸은 목재로 구분이 되어 있고 큰집은 세로로도 구분이 되어서 가로 3칸, 세로 2칸이라면 3*2=6칸 규모의 집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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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고 나서도 건축과 건물은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았다. 한옥에서 처마 같은 장식은 건축에 필수 요소이며 한옥을 짓는 도목수나 명장들은 명확하고 논리적인 구성으로 기초 설계를 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지금은 나무 대신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흙 대신 벽돌을 사용했으며 건물 전체는 벽돌의 조적 방식에 따라 치수가 결정되나 한국의 옛사람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집을 지었다. 임동일 가옥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의 가옥을 세 개의 요소로 규정짓는다면 집, 목, 물일 것이다.


청양 임동일 가옥 (靑陽林동일家屋) : 화성면 산당로 39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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