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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31. 2019

청어알 김밥

담백하면서도 깊은 별미

김밥은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서 만들어지는 음식이자 간식이기도 하다. 김이라는 얇은 해초가 다양한 재료를 이어준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을 살펴보면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으로 김이 등장하는 거으로 보아서 김을 이용해 밥과 반찬이 될 만한 음식을 싸서 먹는 문화는 조선시대부터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밥은 질지 않으면서도 잘 퍼지게 지어 쌀알의 형태가 유지되도록 해야 하는데 초밥을 만들 때는 식초·소금·설탕을 섞어 만들고 그냥 김밥의 경우는 소금과 참기름을 섞어 만든다. 

이번 김밥을 만들 때 사용한 쌀은 생거 진천의 특등급 쌀과 강경의 청어알젓을 사용하였다. 김밥은 별도의 반찬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음식이다. 

청어는 예전에 과메기로 많이 만들던 생선이다. 대부분의 과메기는 꽁치로 만들고 있지만 청어과메기는 독특한 맛이 좋다. 표적인 한해성 어류로, 3월 하순부터 수온이 4∼5℃ 가까이 올라가면 성숙한 성어는 깊은 바다에서 연안의 해조류가 무성하고 암초가 있는 얕은 연안이나 내만으로 떼를 지어 다닌다. 조선시대에는 바다 연안 전역에서 매우 많이 잡혀 비유어(肥儒魚/선비를 살찌우는 물고기)로 불릴 정도로 값싸고 친숙하며 맛있는 생선이었으며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물고기가 바로 청어다. 

우선 김밥의 속을 만들기 위해 청어알을 넣고 계란말이를 만들어본다.  보통 염장어란 하면 숭어알이나 민어알을 연상하지만 사실 청어알도 염장하면 아주 맛있다.  청어가 흔할 때에는 청어알젓이 명란젓 못지않게 흔했지만 요즘은 거의 보기 힘들다. 알 껍질이 아주 단단하면서도 오독 거리는 식감을 내는데 그 풍미가 좋다. 오래간만에 찾은 강경에서 청어알을 보자마자 바로 구입을 했다. 

은 식혀두고 청어알 계란말이와 깻잎, 살짝 볶은 당근을 준비하였다.  일본에선 소금에 절여 말린 청어알을 가즈노코(数の子)라 부르는데 자손의 번영을 비는 의미에서 새해에 먹는다. 설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 김밥은 새해에 적합한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노란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귀하고 맛있는 식재료 취급을 받았다. 

김발에 김을 얹어놓고 밥을 깔아 놓은 다음 식재료를 넣고 김밥을 말기 시작했다. 

잘 말고 김밥을 잘 썰어보았다. 미국 토착 원주민중에는 청어의 산란기 습성을 이용해 솔송 나뭇가지를 물에 넣어서 청어알을 채집했다고 하고, 이 지역에서는 아직도 청어가 아닌 청어알을 먹기 위해 그물을 설치하는 것을 보면 청어알이 별미이긴 별미인가 보다. 

김밥이 맛있기 위해서는 밥과 다른 내용물의 비중이 3:7 정도가 되는 것이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듯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충무공 이순신은 병사들을 동원해 청어잡이에 열중해 수천 마리의 청어들을 잡아 군사와 피난민들의 식량으로 썼다고도 하는데 청어알은 참 매력적인 식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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