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걸음

보령의 한적한 독산-장안 해수욕장

섬세한 글, 섬세한 태도, 섬세한 이야기, 섬세한 사람 등은 보통 들어봐도 섬세한 걸음이라는 것은 잘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섬세하기 위해서는 큰 것을 아주 잘게 쪼개서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시끌벅적한 곳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한참 휴가기간이 절정기에 이를 때는 지역을 대표하는 여행지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접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여름이 끝나가는 기간에는 덜 알려지고 조용한 곳을 가는 것이 더 좋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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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 웅천읍 독산리에 자리한 독산해수욕장은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주로 조개잡이를 하러 많이들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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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해수욕장이 자리한 서해바다는 아이와 어른 모두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은 곳이기도 하다. 간척사업은 그만하고 갯벌은 자연 그대로 두고 보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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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곳까지의 접근성은 좋지 않았었다. 보령의 대표 해수욕장이라는 대천 해수욕장외에 다른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2003년 착공한 총 7.78㎞ 구간 가운데 관당-월전 2.41㎞ 구간과 독산 해안도로 3.23㎞ 등 5.64㎞ 구간의 해안관광도로를 완공, 개통된 것이 2007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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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홀로 있는 섬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독산해수욕장은 홀뫼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물이 빠져나간 갯벌에는 조개, 맛살, 골뱅이 등이 많아 갯벌 체험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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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해수욕장에서 장안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문화유적지 구마량 진성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보령 황교리 구마량진성은 조선 초기 충청수영 휘하의 주군첨절제사의 주둔지였다고 한다. 구마량진성은 1510년에 석성을 쌓았고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일부 건물지가 남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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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해수욕장은 해수욕장보다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 보전지역인 소황사구로 더 유명한 곳이다. 국내에서 훼손되지 않은 유일한 전형적인 사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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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사구는 폭풍·해일로부터 해안선과 농작물·주택을 보호하고 해안가 식수원인 지하수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며,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의 전이 지대로서의 특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멸종 위기종과 염생식물의 서식지, 조류의 산란장소로 활용되어 생태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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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의 면적은 12만 1358㎡로 좁지만 전형적인 사구 식생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지역으로서, 우수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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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보니 해수욕장이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생태환경이 잘 보전된 사구의 느낌이 더 드는 곳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전 해안에 걸쳐 총 133개의 해안사구 지형이 위치하고 있다. 어떤 감정이 시간과 정성, 신뢰에 의해 느릿느릿 키워지듯이 자연생태도 그렇게 키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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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보이는 얕은 늪지는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기에 훌륭한 장소라 붉은뺨멧새와 멧새, 칠때까치, 종다리에게 아주 훌륭한 번식지가 되고 있다. 생태계 보전지역의 경우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는 건축물의 신축이나 2배 이상의 증축, 토지의 형질 변경, 토사 채취나 동식물의 포획 행위가 제한된다. 섬세한 걸음은 조용한 곳에서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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