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선성현 한옥체험관
요리와 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어와 단어를 연결시키고 유의미한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것과 재료와 재료를 연결시켜 맛이 있는 음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어떤 책을 읽어보면 현학적이고 난해하면서 자신만의 글로 높다랗게 울타리를 쌓아 글을 쓴다는 느낌이 든다. 음식과 문장은 본질이 중요하다. 본질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달하려는 것이 다르다. 어떠한 형식이나 기교라도 본질을 넘어설 수는 없다.
9월에도 음식을 몇 번이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한옥체험은 단순히 머무는 것을 넘어서 지역의 음식을 만들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었다. 안동지역에만 현재 총 111개의 전통한옥 숙박시설이 있다고 하다. 이곳 선성현 한옥체험관은 2019 전통한옥 체험 프로그램 운영사업에 선정된 곳이다.
전통한옥 체험 프로그램 운영사업을 통해 안동국시, 북어 보푸라기, 두부, 고추장 등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 고택음악회, 전통혼례 체험, 천연염색체험, 전통악기 체험 등이 진행되는데 이날은 안동식혜를 만드는 체험이었다.
안동식혜는 멥쌀이나 찹쌀밥을 지어 무와 고춧가루, 생강 등의 향신료와 섞어 엿기름물에 버무려 3∼4시간 발효시킨 음료로 맛이 시원하면서도 맵고 칼칼한 것이 특징이다. 아마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재료는 거의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일부 재료만 손질하고 적당하게 담기만 하면 된다.
제조법은 무채를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빼고, 고춧가루는 그대로 넣는데, 농도가 짙은 편이어서 이를 무식혜라고 안동식혜는 18세기 중엽 이후에 생겼다고 추정하고 있다.
요리를 하려면 칼질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칼질은 익숙하지 않다. 날카로움에 대한 무언가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찹쌀을 쪄서 더울 때 맑은 엿기름물에 버무리고 채썰기나 깍둑썰기 한 무와 생강즙을 섞고, 고춧가루를 우린 물을 섞어 항아리에 삭혀서 적당히 따뜻한 곳에서 21시간 또는 차가운 곳에 2∼3일 두면 익는다.
무를 적당하게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을 했다. 이제 안동식혜를 조합하기만 하면 된다.
경상도 안동 지방에서 유래된 이 식혜는 찹쌀 고두밥에 고춧가루를 넣는다. 무채, 밤채, 생강채, 엿기름에 더불어 알싸한 고춧가루가 더해져 톡 쏘는 맛이 특징인 이 식혜는 한 번 보았기에 지금도 만들 수는 있다.
선성현 한옥체험관이 자리한 곳은 예끼 마을이라는 곳이다. 안동호를 중심으로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선성현 한옥체험관을 중심으로 마을이 관광 자원화되고 있었다.
예끼 마을의 관광안내소 앞의 조형물의 붓이 독특해 보인다. 글은 검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력이 없는 어설픔으로는 검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없다. 내공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펼쳐내며 문장의 흐름에 삶의 고뇌라던가 진실을 담아냈다면 좋은 글이다.
안 동하면 양반 그리고 글, 붓이 연상되는 곳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멀리만 있는 그런 공간은 아니다. 예끼마을과 한옥체험관이 자리한 선성현은 경상북도 예안의 옛 지명으로 예안군은 1913년 안동군에 편입이 되었다. 안동시 예안면으로 흔적이 남아 있는 폐지된 행정구역으로 봉화군 일부 지역도 예안에 속했다. 퇴계 이황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