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마을

안동 의성 김 씨 마을과 개호송 숲

오래간만에 다시 찾은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에는 의미가 있는 상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태극문양과 무언가를 이끄는듯한 깃발을 들고 있는 여성의 상이 눈에 뜨였다. 안동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고택과 다양한 성씨의 집성촌이 있어서 모든 것이 역사이며 의미가 있는 장소가 적지 않다. 안동 하회마을은 대표성이 있을 뿐이지 그런 마을과 역사는 어디에서든지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택리지에는 조선 땅에서 가장 이상적인 마을의 입지로 도산, 하회, 닭실, 내 앞을 4대 길지로 기록하고 있는데 그중 봉화의 닭실마을 등을 제외하고 하회와 내앞마을이 안동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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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독림 운동 기념관이 자리한 곳이 그렇게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 내앞마을은 마을의 물길이 빠져나가는 수구(水口)가 너무 넓게 터져 있어 물길을 따라 마을의 기운이 흘러 나가는 형국으로 지세가 부족하고 나쁜 기운이 있어서 그걸 막기 위해 비보풍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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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심어진 소나무들이 바로 비보풍수다. 비보풍수는 어떤 지형이나 산세가 풍수적으로 부족하면 이를 보완하는 술법으로 어디가 허하다면 숲을 만들어 이를 보완하는 것도 많이 쓰이는 수법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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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풍수이든 아니든 간에 개호송 숲은 마을의 바람막이 숲 기능을 하며, 마을 주변의 경치를 더하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비보풍수는 어쨌든 일체의 풍수적 단점을 풍수 원리를 원용해 인공적으로 고치는 것으로 지금의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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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계거’, 곧 물가가 가장 좋은 거주지라고 알려져 있다. 물가가 있는 곳에 사는 것은 평온한 아름다움과 시원스러운 운치가 있고, 물이 넉넉하므로 관개와 농사를 짓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이 되었다. 이 숲은 수구를 막아 마을의 지기를 모이게 하는 장풍의 수단으로 조성된 비보(裨補)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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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앞마을은 의성 김 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이 집성촌이 있는 곳 주변에는 여러 고택이 있다. 의성 김 씨 종택도 내앞마을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강 건너편에 있는 저 정자가 바로 백운정이다. 현재 사시와 같은 과거에 합격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고향에 남아 자연과 더불어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썼던 김수일이 지은 정자다. 본관이 의성(義城)으로, 청계(靑溪) 김진(金璡, 1500~1580)의 둘째 아들이다. 백운정은 1568년(선조 1) 김수일이 선친이 유산으로 남긴 부지 위에 건립하였으며, 이후 몇 차례 보수가 행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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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으로 쓰여 있지만 말 그대로 천의 앞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위치가 좋은 곳에 자리한 마을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법이다. 15세기 후반 김만근(金萬謹, 1446~1500)이 처음 이 마을에 터를 잡으며 의성김씨가 이곳에 모여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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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김 씨가 모여 살고 이들의 의지가 반영된 마을이다. 비보풍수를 통해 마을을 지키려고 한 이들의 의지가 보인다. 1617년에 김용(金淪, 1557~1620)은 선조들의 유지를 받들어 마을 사람들과 함께 1,000여 그루의 소나무를 식재하여 마을숲을 다시 조성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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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숲은 대부분 마을의 입구에 위치하여 마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입구에 먼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의성 김 씨 종택이다. 종택이 마을의 문을 통과하는 의미로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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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를 따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보통 사람들은 개인적인 이득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명문가라고 하는 가문들은 솔선수범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조심했다고 한다. 내앞마을에 자리한 개호송 숲 때문인지 모르지만 조선의 명당으로 이름난 내 앞 마을에서는 많은 인물이 배출되어 영남의 명문거족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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