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금하정을 바라보며
매번 이곳을 이야기할 때는 견훤이 태어났던 전설의 금하굴을 언급하였지만 오늘은 금하정에 대해 말하고 싶어 졌다. 금하정은 전설의 금하굴에서 금하 두자를 따서 금하정이라고 이름 짓고 어지러운 시운을 피하여 장수 유식의 뜻을 세우고 이룬 정자로 순천김공 하은 휘 태영이 갑년을 기해 중건해서 선군에게 드린 효도의 정자다.
중국 역시 황금연휴가 시작되었는데 유명한 관광지는 미리 예약을 받은 일부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 영향 때문인지 의외의 장소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기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하다.
인생의 큰 가치는 근면한 인생 혹은 다른 사람인척 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으로 살아가는 데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 인생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이 인생이 근면한 인생이었다는 것이며,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마리아 미첼
무엇이든 간에 한 번도 실패해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위대해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아프지만 실패는 위대함을 판가름하는 진정한 시금석이기도 하다.
금하정을 세운 그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되기 직전 통훈대부행중추원의관이라는 칙령을 받았지만 나아가지 않았으며 은둔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선조의 유업을 닦는 일에 진력하며 유가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터전을 닦았다고 한다.
실제 저곳에서 견훤이 태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설로는 저곳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금하굴을 보고 다시 금하정으로 나아가 본다. 작은 방 두 칸과 대청 한 칸으로 지어진 자그마한 정자의 좌우 양 문틀 위엔 각각 운경 조월의 대자 휘호가 붙어 있다. 봄이면 작은 정원에 산수유, 목련, 자미화, 불두화, 측백, 회목 등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느껴볼 수 있다.
문경시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지만 조금 더 관리를 해서 문경의 한 여행지이며 사색을 해볼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하며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금하정을 지은 그의 말처럼 장수유식의 삶은 쉽지 않다. 장수는 항상 학문을 닦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유식은 정해진 과정에 의해 학문을 닦은 이외의 쉬는 시간에도 마음을 학문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쉼을 청해보았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