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성주산은 녹색이었다.
Green이 앞에 붙으면 안전하다는 느낌 때문에 많은 곳에서 사용된다. 전쟁에서 안전한 구역을 설정해두면 그곳을 그린존이라고 부르며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자에게 입혀주는 옷은 그린재킷, 미국에서 새 대통령이 탄생되었을 때 전달받는 녹색 표지의 책자인 그린북에는 1,200개의 고위 관료의 직위가 쓰여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1,200명의 고위 관료를 임명할 권한을 가진다. 최근 트럼프는 스티브리닉 국무부 감찰관을 해고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되면 고위 관료의 해고와 임명이라는 양날의 칼을 쥘 수 있다.
녹색이라는 색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색으로 보고 있다. 종교적으로 녹색은 이슬람의 색으로 아랍연맹의 회원국은 국기에 녹색을 사용하는데 이는 자연의 낙원, 녹색으로 가득한 영원한 오아시스인 것과 연결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서산 자연휴양림에 비가 내렸지만 어둡고 탁한 녹색보다는 밝은 녹색을 보여주고 있었다. 디자이너들이나 치유 전문가들이 주로 취득하는 컬러리스트 기사를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과목 중에 색채학이 있다. 색채학에서는 녹색은 중립적인 색에 속해 빨강이 뜨겁고 파랑이 차갑다면 녹색은 적당한 온도로 보고 있다.
작년에 와보고 올해 처음 와보는 오서산에는 마치 숲 속에서 노는 것 같은 동물들이 곳곳에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었다.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숨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오면 좋을만한 분위기다. 물감으로 녹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차가 워보이는 파랑과 뜨거운 느낌의 노랑을 섞으면 된다. 즉 녹색은 중간지점을 느끼게 만든다.
오래간만에 맞은 주말에 사람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답답했던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서산 자연휴양림으로 나와서 야영을 하고 있었다.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편안함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렇게 안전한 중간지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녹색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서산 자연휴양림의 안쪽으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산림환경을 보호하고 산림의 기능 증진을 위한 자금 역시 복권기금 녹색자금이라고 부른다.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하며 국가가 추진하는 핵심사업 중 녹색 경제도 있다.
도시에 있으면 마스크를 마음대로 벗고 다니는 것이 쉽지 않지만 신록이 넘치는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셔볼 수 있다. 연둣빛 어린 잎사귀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 곳으로 봄의 새잎이 진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꽃도 나무도 물기를 머금은 수채화처럼 보인다. 5월에 나뭇잎은 색깔만 이쁜 것이 아니라 촉감도 연하고 보드랍다.
국립 오서산 자연휴양림은 42개 국립 자연휴양림 중 유일하게 대나무 숲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대나무 숲의 피톤치드 농도는 ㎥당 하루 평균 3.1μg(마이크로그램)으로, 편백 숲 4.0μg/㎥보다 약간 낮은 농도였고, 소나무 숲(2.5μg) 보다 높은 것으로 피톤치드 농도가 도심보다 7배 산림치유 효과가 높은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