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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9. 2023

인생 게임 이론

삶의 현장 버전2로 업그레이드 해야 할때. 

사람은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인생은 게임속의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레벨업을 하고 다음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속에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예전의 아케이드 게임과 달리 지금은 인문학이 더 없이 중요할만큼 게임의 스토리와 개연성을 중요시여긴다. 매일 거의 비슷한 일상을 반복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내린 결정은 어떤식으로든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은 다양한 롤 플레잉 게임이나 모바일 기반의 MMORPG, 메타 버스 기반등의 게임이 등장하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이라고 하면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 같은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 닌텐도나 X Box,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게임이 있지만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견고한 다중방식은 베틀넷을 사용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게임의 형태와 다르니 한국 게임의 역사에서 획을 그은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어본다. 물론 이 글은 게임에 대해 쓰는 글은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즐겼던 게임을 통해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살아야 하는지 혹은 그렇게 인식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은 현질(현금으로 아이템을 사서 강화하는 방식)을 통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실력으로 승리하고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스타크래프트 게임속 세상처럼  테란(Terran), 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한 프로토스(Protoss), 절지동물류에 속하는 저그(Zerg)로 단순화돼서 구분되지는 않는다. 혈액형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일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조금 더 사람을 세분화되어서 구분해보는 MBTI 또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로도 사람의 기질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아무튼 스타크래프트는 세 종족이 보기에도 명확하게 구분되는 외모를 지니기도 했지만 세 종족들은 다른 게임 스타일을 위해 잘 만들어진 종족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종족을 골라 처음 시작하기도 한다.      


저그는 값싸고 풍족한 유닛이 있으며 프로토스는 적은 수의 값비싸고 강력한 유닛, 테란은 적당한 가격과 유닛을 이용해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종족이 가진 특성뿐만이 아니라 전략에 따라 강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게임은 다이내믹한 면모를 보여주며 한국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광물(Minerals)과 베스핀 가스(Vespene Gas)라는 두 가지 형태의 자원을 지원하는데 수월하게 획득할 수 있는 광물에 비해 베스핀 가스는 희소성도 있고, 노동력을 아무리 많이 투입해도 생산량이 증가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사람의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가 없다. 마치 온라인으로 상시 연결되어 있는 게임 속 세상에서처럼 더불어 살아가게 된다. 스타크래프트는 비교적 단시간에 결판이 나지만 사람의 인생은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는 기나긴 전략게임을 닮았다.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인생은 게임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게임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디테일하게 조정하기도 했지만 인생에 비해서는 비교적 단순하게 도전할 수 있고 패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은 느리게 진행되는 반면에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게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긴 시간이 지나고 봐야 과거에 했던 결정이나 생각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가 있다. 게다가 주관적으로 막연한 희망이나 비관적인 생각이 스며들면 더욱더 인생은 알 수 없게 된다.      


스타크래프트가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끝나는 게임이라면 인간의 삶에서는 궁극적으로 자신을 이기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살아가면서 가족도 있고 친구, 이웃, 직장동료등이 있을 수 있고 사회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황설정이다. 상황에 적응하고 자신이 가진 자원을 사용해 스킬을 쌓고 어떤 자산을 만들면서 살아갈지는 온전하게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커다란 변수가 있다. 바로 본인과 같은 무게의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캐릭터는 자신의 자식이다. 아무리 자신이 전략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잘 설계해서 살아갔다고 하더라도 이 캐릭터는 자신의 제어가 되지 않으면서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자신의 가용한 자원을 투자해서 키운 캐릭터가 자신이 기대했던 모습으로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스타크래프트에 자원에는 모든 종류의 생산 활동에 필수인 '광물'과, 고급 유닛이나 건물의 생산, 각종 업그레이드 연구 등에 사용되는 '베스핀 가스'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람은 모든 종류의 소비 활동에는 필수인 돈이 있고 주식이나 아파트, 채권, 금, 가상자산, 상가 등의 자산이 있다.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고 직업을 가지게 되면 단위시간당 얼마의 돈을 벌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버는 돈은 상수가 되어버려서 변하지 않게 된다. 제대로된 전략 없이 한정적인 자원인 돈을 더벌 수도 없고 무모하게 희소성이 있는 자산을 획득할 수도 있지만 리스크가 커진다. 여기에 자신에게는 무척 희소성이 있는 자식에게도 투자를 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를 당최 알 수가 없다.      


게임에서 광물, 베스핀 가스, 유넷, 건물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여 승리하면 기분이 좋을 수 있다. 인생은 승리라는 것은 없지만 적어도 자원과 스킬, 자산은 시간이 갈수록 균형을 잃어가면서 나중에는 자신이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각종 SNS에서 자신이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과 전혀 쓸모가 없어 보이는 비싼 것들을 소비하는 태도, 자신의 자식에게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려는 마음,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아이템에 큰돈을 쓰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잘살고 있으며 자신이 주목받고 싶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물론 사람마다 자신이 쓰는 돈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왜 사람들이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게임에 빠지지 않을까.  지금 나오는 게임 중에 일부 콘솔게임(콘솔게임조차 다른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모듈을 제공한다.)을 제외하고 대부분 다른 사람이 같이 접속하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자신 혼자 아무리 괜찮아 보여도 다른 사람에게 괜찮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이해가 가지 않는 돈을 지출하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만나보고 싶어하는 BJ방에서 혼자만 있다면 별사탕을 쏘지는 않는다. 남들이 자신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보고 있어야 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어야 한다. 사람에게는 인정욕구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접속하지 않으면 그 게임을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면 그들만의 룰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 삶의 현장이라는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어릴 때는 자신이 직접 광물을 캐거나 유닛이나 건물을 짓지 않아도 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자신이 직접 게임에 뛰어들어야 할 때가 온다. 물론 게임에 뛰어들지 않고 온전하게 부모가 하는 게임에 그냥 관찰자로 머무를 수도 있다. 전 인생에서 자신이 캘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만들어갈 수 있는 스킬에도 제약이 있다. 어떤 스킬은 하루 만에 만들 수도 있고 어떤 스킬은 10년이 넘어야 만들 수가 있다. 자산은 만들 수도 있고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자식이라는 캐릭터도 자유로운 선택의 영역이다.      


인생에 전략이 없다면 사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 적당하게 필요한 돈을 벌고 만들기 힘든 스킬은 만들지 않을 수도 있고 자산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집 한 채 혹은 주식에 몰빵 할 수도 있다. 공부에 재능도 없고 생각도 없는 자식에게 가지고 있는 자원을 모든 투입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것이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깨달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괜찮아 보이기 위해 미래를 그냥 잘될 거야라는 생각에 그냥 가지고 싶은 것을 사고 타고 싶은 것을 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과연 가장 중요한 자신의 삶이라는 게임에서 전략적이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과의 게임에서 이길 수가 있을까를 지금 판단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삶의 생애주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 벌써 30여년이다. 60년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던 생애주기는 이제 기본적으로 100세를 기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70대도 이제 한창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30년이 한 세대라면 적어도 3번의 큰 주기를 돌아가는 삶의 현장이라는 게임을 반복해야 한다. 지금의 사회변화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이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의 룰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그렇게 살아본 경험이 없다. 게다가 조부, 부모, 자식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갔던 시대와 지금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본질적으로 개개인이 적응을 해야 되는 것이기도 하다. 삶의 현장이라는 인생 게임은 이제 버전2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참여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버전1에서 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할 것인가 업그레이드 하지 않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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