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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투자

인생에서 결혼은 한국에서 매우 선택하기 힘든 옵션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결혼을 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10년 전과 비교해서 2/3로 줄어들었고 이 추세는 바뀌지 않을 듯하다.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선택하기 힘든 옵션이 되어버렸다. 우선 남자들의 인식의 변화가 가장 커지고 있다. 지금 40대 이상의 남자들의 경우 가부장적이지만 어느 정도 남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에 대한 가치관을 보면서 자라났지만 지금 2030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여자가 결혼하기 전까지 나름 자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쓰고 남자보다 적게 모은 돈을 가지고 결혼을 했지만 그걸 남자들이 받아들이지 않게 된 것이다.


투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큰 효과를 만들기도 한다. 결혼이 옵션이 되었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투자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수단으로 사람을 보았을 때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을 수밖에 없다. 즉 육각형 스타일의 사람을 원하게 되었다. 문제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미스매칭이 일어나고 있다. 여자들이 원하는 결혼하고 싶은 남자의 조건은 10%나 너그럽게 보아도 20%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자신들이 10~20% 안에 들어가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현재 나이, 벌어들이는 돈, 모아둔 자산, 부모의 노후, 미래, 성격등을 수치로 객관화했을 때 자신은 10~20%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서도 상대에게 그런 것을 바라면 매칭이 될 리가 없다.


공무원 등의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이상 여성의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가면 일자리의 대부분 서비스업 외에는 선택권이 많지가 않다. 즉 소득이 낮아지고 불안해진다는 의미다. 어떤 학자들의 통계에 의하면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들의 저소득으로 인한 사각지대가 되어 복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남성들도 저소득계층으로 떨어지는 문제가 있겠지만 비교적 나이가 들어도 몸이 고달파서 그렇지 남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있다.


지금 낮아지는 결혼비율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 혹은 사랑의 의미가 아니라 투자대상으로 상대를 보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미 사람들이 바라보는 눈의 수준은 상당히 올라가 버렸다. 이 기준을 낮추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이나 어렵다. 국가가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지원해 주고 아이를 돌봄 해준다는 돌봄 학교를 확대해 주는 제도 정도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복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지금의 인구구조를 볼 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가가 노후를 챙겨주지 못하는 미래가 예측이 될 때 자연스럽게 투자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실 투자를 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왜곡이 되어 있다. 오랜 시간을 같이 살아야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신중한 것은 좋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는 신중한 것을 넘어서 투자대상의 기준으로 높아져버렸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고 보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욱더 선택을 쉽게 하지 않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에 대한 가치를 수치로 측정했을 때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점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자신의 점수는 떨어져 가는데 눈은 낮아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만큼 보고 들은 게 있는데 모른척하고 기준을 낮추는 것도 내키지가 않는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사람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투자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투자대상으로 과대평가를 한다. 즉 주식으로 본다면 적정 주삭가치대비 고평가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고평가가 되어 있는 주식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사람을 온전하게 주식수로 전환될 수는 없겠지만 시장에서 사람을 볼 때 적정한 가격으로 거래될 때 서로를 평가하는 가치는 다를 것이다. PER은 해당기업의 주가가 그 기업 1주당 수익의 몇 배 수준으로 거래되는지 나타내준다. 사람으로 전환한다면 PER은 그 사람의 1년, 1달, 1일의 수입의 몇 배 수준으로 표현되는 것인지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조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제 그 사람의 가치가 고평가가 되어 있는지 저평가가 되어 있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어떤 기준에 의해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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