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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의 덫

당신에게만 주어지는 달콤한 할인이라는 거짓말

티켓몬스터와 위메프 사태의 본질은 얼마나 할인을 해서 사람들을 락인해 두느냐에 그들의 사업모델이 있었던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것이다. 이미 2023년부터 그 기미가 보였지만 어떻게 꾸역꾸역 버텨오다가 더 이상 소비를 할 사람들이 없어지자 돌려 막기가 불가능해지면서 2024년에 문제가 터졌다. 막판에는 해피머니와 관련한 상품권을 깡을 하면서까지 자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어떤 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제약도 없이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자금목적으로 발행하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것이지만 할인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인해 그 이면에 숨겨진 것을 보지 못했다.


어떤 사업을 영위할 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순이익률이 10%를 넘기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꾸준하게 그런 할인율을 넘어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업체가 여러 가지 형태로 등장한다. 그 사업체가 제대로 운영이 될 것인지 혹은 신뢰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근거는 없지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업모델이 매우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포장을 한다.


뚜렷한 사업모델은 없이 가맹점을 모집하고 회원들에게 할인을 해주는 것은 피라미드형으로 고객을 모집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처음에는 그럴듯한 사업모델로 혁신적인 서비스로 포장해서 홍보를 한다. 입소문을 타고 할인과 포인트등으로 경제생활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처럼 회원을 모집하고 할인과 선포인트 적립등으로 더 많은 회원들을 모집하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비만을 베이스로 하는 사업모델은 폰지 모델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집되지 않으면 사업모델에 문제가 생긴다. 할인이 주 사업모델이라면 결국 시한부 사업처럼 언젠가는 끝이 다가온다.


대부분의 사업분야의 할인은 한계가 있다. 어떤 사업체라도 계속 마이너스가 되는 할인율을 유지할 수가 없다. 보통 5~7%가 한계 할인율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 정도 할인율로 회원을 모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획기적으로 고객을 모집하고 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더 많은 할인과 적립을 해주고 현금성으로 지원을 해주어야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게 된다. 이미 그 사업모델에 끌려들어 간 사람은 그 사업이 지속성이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그냥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굳건한 믿음만 있다.


머지 포인트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할인이 꼭 필요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일부 경제적인 여건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20%를 얻기 위해 100%의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을 사업모델이 무너지기 전까지 알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만의 경험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변사람을 끌어들이면 그 사람의 인간관계는 모두 붕괴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경제적인 상황이 안 좋아질수록 소비는 극단화될 수밖에 없다. 오마카세로 대표되는 욜로 인생이 주는 즐거움이 잠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꼭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소비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할인을 찾게 된다. 티몬이나 위메프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할인을 베이스로 한 사업모델은 시간이 지나면 제정적인 부담을 가지게 된다.


자기 일에 집중하고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소비를 잘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누군가와 만나야 하고 어떤 집단속에 속해야 안정감을 느끼게 되면 결국 소비를 해야 하고 그 소비를 나름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할인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밖에 없다. 타인을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는 있어도 타인을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은 극히 드물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런 기가 막힌 사업모델이 있다면 자신이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고 상장해서 돈을 벌지 불특정 다수를 끌어들여 다단계를 통해 돈을 끌어오지 않는다.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많은 사람들을 회원으로 모집하고 할인혜택을 주고 가맹점을 통해 평소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을 것처럼 하는 사업이 등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폰지 사기와 다를 것이 없다. 유망해 보이는 사업모델의 대상만 달라질 뿐이다. 사람들은 매번 같은 실수를 하면서 살아간다. 분명히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온 기회는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과대평가를 한다. 우리가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순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모델의 할인이 있다면 그건 언젠가는 반드시 물리게 된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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