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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투자, 결정, 중독

더 쉬운 길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최악의 선택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너무나 흔하고 자신의 길에서 더 쉬운 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특히나 운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같은 삶을 살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연예인으로 활동하다가 결혼에서 실패하는 여성의 경우 그 화려한 삶의 자극적인 것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소한 가치를 어떻게 잘 발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똑같이 세상을 보더라도 어떤 이는 큰 가치에 대한 것만 발견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작은 것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가 있다. 요즘 영화관에 가보면 살을 아주 쉽게 빼줄 수 있다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본다. TV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사의 병원에서 약으로 살을 빼던 여성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기사의 사례처럼 마약과 비슷한 성분의 살을 빼준다는 합법적인 약을 처방해 주는 병원들도 적지가 않다.


몸의 균형을 망가트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가 않다. 쉬운 길을 찾아다니면 보이지 않았던 어두웠던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양한 경로로 성공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도박에 쉽게 빠지는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했던 방식보다 더 수월하게 돈을 벌 수 있었던 도박의 경험은 모든 가치관을 송두리째 무너트린다. 결과적으로 보면 모든 중독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으로 인해 만들어진다.


유튜브 등에서도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가 카푸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카푸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능력에 비해 가격이 비싼 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실 차를 끌고 다니면서 높은 마력의 차나 고사양의 스펙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것은 남들에게 보이는 시각 때문에 자신의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지 않아서 결정하는 것들이다. 남들이 다하는 것들은 이미 기준과 잣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절차를 지키는 것이 결국에는 앞서가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더 쉬운 결정, 더 쉬운 중독, 더 쉬운 투자가 마치 인생의 정답처럼 누구나 말하고 있다. 인생의 기회가 많지가 않다고 하면서 지금이라도 무언가를 해야 된다는 광고문구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SNS를 보는 것 자체가 매우 불편해지고 있다. 주변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통해 무언가를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인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자연스럽게 전통이 이어진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겨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했다. 물론 군사독재시절을 거치면서 특정 대기업과 학벌사회, 수도권집중이 심각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신도 중산층을 넘어선 자격 있는 집안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심회돤 소득의 불균형 속에 이미 고착화된 것도 많이 있지만 한국인들은 좀처럼 그런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인정하지 않는 것들이 자기 과시를 하기 위한 소비로 드러나기도 한다.


한국의 교육은 누군가와의 차이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모든 것이 서열화된 대학으로 혹은 학과로 어떻게 구분 짓느냐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것이 과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결과만이 공정하다고 말하고 있다. 소득 하위계층에게는 사회적 배려대상이라던가 장학금을 보조해 주는 방식으로 교육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바뀐 것은 없다. 교육의 격차를 당연시 받아들이고 학생들 간의 차별을 만드는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국사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든 쉬운 것들은 모두가 하고 싶어 한다는 속성이 있다. 모두가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은 항상 사회의 염증을 만들어낸다. 자신만이 아는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렇게 빠른 정보의 소통방식으로 살아가는 시대에 더 큰 격차는 그런 쉽다는 정보를 기반에서 성장하기도 한다. 쉽게 돈을 쓰고 쉽게 약을 쓰고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결국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 대한 막연한 욕망만 키우고 때론 모든 것을 앗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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