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공존하면서 살아가지만 이해할 수 없는 자들에 대한 단상
어릴 때부터 사람들에게 공격적이면서 이해하지 못할 행동과 약자를 공격하는 사람들의 비열한 모습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많았다. 또한 약자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그들끼리 뭉쳐서 그룹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성과 함께 강자들이 하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인간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을 넘어서 마치 동물처럼 행동하고 그런 행동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을 못 느끼는 사람들의 사례들도 접하게 되면서 그들의 심리 혹은 그 역사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을 때 구매했던 책이 2007년에 출간된 연쇄살인범 파일이라는 책이다.
읽어야 할 책에 연쇄살인범 파일이라는 책을 올리면서도 과연 이 책은 좋은 책인가에 대한 생각은 모호했다. 사실 이 책은 읽어도 좋지만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기도 하다. 살인의 분류로 연쇄살인, 대량살인, 연속살인등이 있다. 이 책에서도 혹은 한국 범죄심리학에서도 구분하는 잣대가 있기는 하다. 연쇄살인범의 지능은 보통사람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으로 살인을 하면서도 꼬리를 잡히지 않을 만큼의 주도면밀함이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20세기까지 일어난 한국의 연쇄살인은 사회감시시스템의 미비로 일어난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21세기 들어서도 연쇄살인으로 보이는 사건들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잘 갖추어진 감시시스템과 DNA확보기술들의 발전으로 빠르게 잡히면서 과거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경우는 대부분 사라졌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프로파일러나 유능한 형사들은 마치 셜록홈스의 후예들처럼 증거와 상황에 직관적으로 예측하면서 일을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그런 사람들은 드물다. 연쇄살인범은 평범한 사람들과 얼마나 다를까. 다양한 사례등으로 분석을 해보건대 그들은 묘한 이질감이 있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런 변화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일이 발생하고 나서야 그들의 정체에 대해 깜짝 놀라곤 한다. 한국의 범죄심리학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TV나 유튜브 등에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10여 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잔인한 살인의 현장이나 범죄자를 거론하는 것을 터부시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의 범죄심리학자들이 정말 전문가들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마치 그들을 이해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이해 못 하는 그들의 행동양식을 분석하고 결과를 단정해서 이야기한다. 그들이 자라난 환경과 사람들에게서 외면받고 좋지 않은 현실을 적당히 끼워 맞추면서 그들의 잔인한 행동을 비난한다. 정치계로 들어간 어떤 범죄심리학자는 전문성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이 마치 모든 것을 단정하듯이 말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은 범죄자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스스로가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연쇄살인범의 사례가 등장한다. 연쇄살인범들 대부분은 대게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리게 된다. 어릴 적의 가정환경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세상과 차단된 그들은 혼자만의 세계에 빠진다. 혼자만의 세계는 유튜브나 SNS를 활용할 수 있어서 달라질 것이 없다. 그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필자는 그들은 파충류의 뇌를 가진 자들이라고 본다. 사람의 행동에 사회적 제약을 가하는 것은 전두엽과 전전두엽이다. 이 부위가 발달하는 것은 지능이 높은 것과 다른 관점의 이야기다.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도 지능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갈 수가 있다. 문제는 가장 먼저 발달하게 되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만들면서 동물이 가지는 본질적인 욕구를 가진 뇌부위에 제동이 걸리지 않았을 때 사람답지 않은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파충류의 뇌는 지배하고 통제하며 생존 본능이 있다. 여기에 공격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게 되면 범죄로 인해서 발생하게 될 결과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지른 후에 벌어지게 될 일을 걱정하기는 한다. 이 부분이 다르다. 범죄를 저지르는 데 있어서는 제약이 따르지는 않지만 범죄를 저지른 후에 잡히지 않을 것에 대해서는 고민하는 생각의 부조화 속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포유류의 뇌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상당히 잔인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연쇄살인이라는 것은 근대역사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잭 더리퍼와 같은 사례연구부터 시작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얼마든지 타인을 공격할 수 있는 야비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문명사회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아무리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사회시스템이 왜곡되었을 때 충분히 잔인해질 수가 있는데 그들은 스스로가 잔인하여도 비도덕적이라고 인식조차 못하게 된다. 파시스트가 지배하게 된 히틀러의 독일에서는 유대인 등에게 잔인한 모든 행동은 정당화되었다. 사실 그 당시에 독일법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제국주의에 물든 일본인들은 어떠했는가 중국을 비롯하여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일어난 범죄들과 대량살인은 정당화되었다. 연쇄살인범 파일이라는 책을 보면서 드는 두 가지 생각이 있었다. 첫 번째는 우리는 아무리 인간적으로 보이려고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고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는 것에 유리하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잔인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과 두 번째는 어떤 존재들은 인간과 전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려고 해도 그들은 이미 감정의 포유류의 뇌나 이성과 통찰을 가진 인간의 뇌는 발달이 훼손되었던지 아예 발달하지 않았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화하게 된다. 이미 자극적인 정보가 노출이 되고 온갖 범죄사례가 재미있는 콘텐츠가 되어 소비가 되고 있다. 잘 알려진 범죄심리학자를 비롯하여 프로파일러와 현역에서 뛰고 있는 경찰을 비롯하여 퇴직한 경찰들까지 안 나오는 곳이 없다. 여기에 여러 자료를 수집한 유튜버들이 마치 자신들이 이 상황을 잘 분석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해하지 못할 수많은 범죄사례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만 그들의 뇌는 이미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는 상태에 이르지 못하였다. 범죄자가 아무리 극악무도하고 교활하다고 하더라도 법과 질서의 그물에 과학적인 분석에서 벗어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그럼 이 책에서 어떤 교훈을 생각할 수 있을까. 이미 범죄가 발생하고 난 후에 그 사람을 분석하고 악마화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이 되는 것일까. 가정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것은 사람의 뇌발달이 유전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는 의미다. 사람들에게 유익한 식량등을 생산하기 위한 씨앗을 뿌릴 수도 있지만 의도하지 않게 사람들의 생명을 갉아먹고 위협을 하는 씨앗도 뿌려지고 있다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언급된 적자생존은 강하고 우월한 존재가 생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 잘 적응한 존재가 후손들을 만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건 우월하고 우월하지 않은 관점이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본모습을 숨긴 채 잔인한 속성을 가진 유전자가 후손을 만들고 세대를 거듭하면서 괴물이 탄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의 뇌가 다른 동물들보다 특별하게 더 발달했다는 의미는 생존본능을 넘어선 무언가를 강렬하게 원한다는 의미다. 차라리 동물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생존에 최적화된 뇌를 가지고 살아가기에 인간의 관점으로 본다면 불필요한 살생이나 공격을 하지도 않는다. 인간은 생존에 사용하고도 남은 뇌가 원하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로 그걸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재미를 위해서 유흥을 즐기고 도박을 하고 과소비를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파충류, 포유류, 인간이 가진 뇌의 특성이 모두 드러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사람이 술이나 약물에 취했을 때 나타나는 의외의 행동이나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행동은 인간이 가진 뇌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범은 사회의 법규를 지키면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행동하는 평범한 사람과 전혀 다른 뇌의 작용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그들에게 즐거움이란 같은 존재를 보면서 그 존재를 파괴하고 살인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존재다. 연쇄살인범을 연구하는 것은 사회에 해약을 끼치는 존재를 미리 예방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는 피해자를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보인다. 우리는 어딘가에 있는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뇌를 가진 존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가능성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