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지 않은 세금, 기득권의 부동산 정책이 사라져야 할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된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내놓은 마지막 해법은 이자율을 거의 제로 수준까지 낮춰 통화량을 늘림으로써 경기를 부양시킨다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최후의 수단인 화폐(통화)의 활용이었다. 미국이 돈을 찍어서 부양할 때 한국은 실질적으로 돈을 찍지 않았냐고 본다면 그렇지 않다. 만약돈을 찍지 않았다면 우린 상당히 저물가에 해피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매년 최저임금 올리자고 노동자 단체에서 그 난리를 하지 않아도 먹고살만했을 것이다. 원화가 강세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화폐란 찍는 만큼 반드시 그 후폭풍이 따라온다.
한국은 돈을 엄청나게 찍었다. 그 대상이 부동산이었던 것이 문제다. 일반 서민이나 자영업자는 신용대출등은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부동산을 구매하기 위한 자금은 아주 넉넉하게 대출해 주었다. 즉 돈은 풀리는데 특정분야만 엄청나게 유연하게 돈을 풀어주었고 여기에 금융기관과 건설회사, 언론사, 특정지역만 재미를 보았다. 진짜 이상하지 않은가. 기본소득은 그렇게 반대를 하면서 부동산에 쏟아붓는 대출에는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이재용이 기본소득을 받는 것은 그렇게 비난하면서 부동산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에는 그렇게 너그러울 수가 없다.
한국의 세금체계는 매우 이상하다. 노동으로 받은 임금에서 떼는 세금보다 부동산으로 벌어들이는 세금의 비율이 낮다. 그 세금을 올릴라치면 징벌적 배상이라고 하는데 그런 징벌적 노동임금에 대한 세금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아무것도 안 하고 올라간 돈은 가치가 있고 땀 흘려 벌어들인 돈은 악마처럼 봐야 하는가? 현 정부가 들어설 때 지인에게 말한 것이 있었다. 잠시 증시가 올라가기는 하겠지만 부동산으로 들어간 돈을 빼지 않는 이상 한국증시는 한계가 있다고 말이다. 증시는 국민 개개인이 벌어들일 수 있는 미래대책이지만 금융기관, 건설회사, 언론사, 부동산에 탐욕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이득이 거의 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증시를 부양하는 것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부동산이 국민 개개인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가. 사실 그 자체가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그걸 마치 잘하는 투자수단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 선전지 언론사들이 일제히 서민에게 기회가 없어지고 청년도 집 구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며 현금부자에게만 이득이 가기 때문에 결국 빈부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개소리를 아주 정상인 것처럼 쏟아낸다. 그 많은 돈을 빚져서 집을 사게끔 만드는 정책이 어떻게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란 말인가. 평생에 걸쳐 가용한 소득 내에서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집의 가격을 만들어주는 것이 맞지 않은가.
중위소득이라던가 일반적인 청년들은 평생에 걸쳐 갚지도 못할 돈을 마치 선심 쓰듯이 빌려주면서 만들어지는 인플레는 방치하고 있다. 이 책은 평생을 화폐연구에 몰두했으며, 결국 화폐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의 화폐에 관한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원하지 않는 인플레를 겪고 있다. 그것도 부동산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유로 그냥 가난해지도록 방치하고 있다. 어차피 그 돈을 갚지도 않을 거면서 누군가 뒤에서 폭탄을 뒤 짚어 쓸 것을 가정하고 돈을 빌려준다.
노동계 역시 일부 노동단체들은 탐욕스럽다. 자신들의 부동산이 가격이 오르기만을 바라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정책이 잘못되어 인플레를 야기하기 때문에 현재의 최저임금으로 팍팍하게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노동계 대표를 본 적이 있는가. 지금까지의 부동산 정책은 기득권입장에 서서 목마른 서민들에게 소금물을 주어왔다. 분명히 목이 너무 마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금물을 계속 마실 수밖에 없다. 대출 역시 그렇다. 인플레를 만드는 화폐를 찍어내면서 그 화폐가 부동산으로만 흘러가도록 방치함으로써 소금물을 마시는 것처럼 대출을 계속 더 많이 받도록 만들어왔다.
화폐를 찍어내고 금융회사도 좋고 건설경기도 살아나는 것 같으면서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 같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렇지만 처음에만 그렇다. 그러다가 지출증가로 물가상승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노동자들은 명목임금은 상승했지만 구매력의 감소를 알게 된다. 그걸 끊임없이 반복해 온 것이 한국이었다. 그러면서 마치 서민들을 위한 명목으로 생애 첫 주택, 보금자리, 신생아 특례등 이름만 달리 해서 돈을 찍을 방도만을 생각해내고 있다. 국가가 가진 역량을 오로지 그들만을 위한 시장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마치 대다수의 서민들을 위한 것처럼 하면서 온 국민에게 준다는 돈은 마치 인플레를 자극할 것처럼 눈을 가리는 것이다. 국민에게 그 돈을 주어봐도 정부가 부동산을 위해 풀어준 돈에 비하면 티끌에 불과하다.
어떤 명목으로든 돈을 찍어줄 생각만을 하면서 인플레로 인한 피해는 전 국민이 감당하도록 한다면 한국에 미래가 있을까. 전 세계의 높은 자살률과 청년층의 박탈감은 그 많은 돈을 빌려야 그나마 멀쩡한 집에 살 수 있다고 세뇌하는 한국은 미래가 없다. 밀턴 프리드먼의 화폐 경재학을 다시 읽고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고 일반 국민들도 적어도 투표권을 통해 대다수의 국민이 가난해지는 대신 소수의 집단들만 부유하게 하는 한국의 화폐경제는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