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모닝 페이지
한국에 온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잠자리가 바뀐 아기의 루틴을 다시 잡아주는데 며칠, 시댁에서 친정으로 오며 또 변한 환경에 적응하길 며칠을 보내다 보니 일주일이 금세 지나갔다.
한국에 오면 일본에서 지내던 것과는 다소 다른 일상을 살게 되지만 그 와중에도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독서.
오랜만에 만난 친정, 시댁 식구들과 시끌벅적한 하루를 보내고 안 자겠다고 떼쓰는 아기를 어르고 달래서 재운 뒤 비로소 맞이하게 되는 나만의 시간에 나는 늘 책을 읽었다.
일부러 그러자고 마음먹은 게 아닌데도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저절로 책을 향해 손이 뻗어졌다.
그렇게 한 장 두 장 책을 읽다 보면 익숙치 않은 환경과 적응되지 않는 생활 속에서 부산스럽게 흩어졌던 마음이 다시 차분히 정돈된다.
아마도 나는 책을 통해 내 마음의 평화와 안녕을 빌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아기가 깰 시간이다.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쓰고 있던 글을 멈추고 나는 다시 엄마가 되어 아기에게 달려가겠지.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괜찮은 건 언제든 짬이 나면 나를 다시 엄마가 아닌 책을 좋아하는 한 명의 개인으로 돌려놓아줄 존재가 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