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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사장 Apr 29. 2024

정성스럽게

단순하게 공들여서 천천히

제가 하고 싶은 쿠킹 클래스가 있습니다.

제가 뭔가를 가르칠 만큼의 능력은 없지만 꿈꾸는 즐거운 쿠킹클래스는

한 사람이 가르치는 게 아니라

누구나 강사가 되고 같이 즐기고 같이 맛보는 쿠킹클래스 입니다.

아무리 요리가 힘들어도 자신만의 비장의 무기를 꺼내놓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저는 밥이랑 전을 잘 못합니다.

제 친구 미영이는 다 못하는데 갈칫국은 잘 끓인다 하고

떡볶이를  잘하는 분이 계시고 닭볶음탕을 잘하는 분이 계시고

저희 가게 단골손님인 엘리자벳은 블루베리 잼을 잘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면 누구나 강사가 되고 못하는 요리도 해보면서 왜 망하는지를 같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동네 분들 모여서 이런 거 했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제가 또... 인생 따분한 고3학생들을 웃긴 전문 과외였으니 설명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여 에브리데이 계획만 하고 있답니다.


제 막내 동생이 계란찜을 잘해서 그럼 이번엔 그녀의 레시피로 해볼까 싶어 계란찜 해보려 합니다.

야무지답니다. 저 보다 훨씬.

불닭 집 폭탄 계란찜 말고 정갈하고 단정한 상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듯한 계란찜 해볼까요.

국대접으로 한 대접 분량입니다.

계란 2개, 물 계란에 2.5배인데 400ml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명란 두줄 , 파 조금.

- 명란젓이 없으시다면 새우젓 작은 술 하나, 새우젓 없으시면 소금 1 작은 술 하세요.

저는 참기름을 안 넣었지만 넣으면 맛도 좋고 그릇 닦을 때 좋아요,한 스푼 넣으세요

물과 계란을 믹서에 넣고 갈아? 주세요. 이렇게야 알끈이 잘 제거된다고 하네요.

10초에서 20초 정도 갈아 준 것 같아요. 금방 휘리릭 됩니다.

자꾸 레몬 우유색이면 된다는데 저는 버터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숟가락에 물을 묻히셔서 위에 거품은 살살 다 걷어주세요.  이게 제일 번거롭더라고요.

 명란을 총총 써시고요.

파도 장식용으로 얇게 어슷 썰었습니다. 다져 주셔도 좋죠.

거품 걷어 낸 반죽물에 명란 넣어 주세요. 명란 깔끔하게 못 썰었다고 엄청 혼났어요.

살살 저어서 주시면 됩니다.

는 익히는 도중에 넣어야 이뻐서 나중에 넣습니다.

살포시 를 얹었어요.

넉넉한 냄비에 국 대접이 70% 잠길 만큼 물을 끓이시다가 물이 끓으면 계란물 넣어 주세요

냄비 뚜껑 닫기 전에 접시로 덮어주세요.  자완무시 그릇 있으시면 편리하시겠죠. 접시 덮고 뚜껑 덮어서

원래 스테인리스 용기로 하면 시간이 훨씬 짧지만 모양이 별로라 사기그릇으로 했더니 19분 정도 끓였어요.

8분 정도 지나고 뚜껑 열어 파 넣었는데 시작부터 넣어도 될듯합니다. 귀찮았죠.

20분 정도 끓이세요. 스테인리스용기라면 14분 정도면 충분할 듯해요

익히는 동안 틈새 정리 하시더라고요. 저는 식탁의자에 앉아서 놀았습니다. 힘들던데요 하는 것 없이

다 익었어요.

뜨거우니 조심히 꺼내시고

물론 전자레인지 뚝배기 편하지만, 중탕이 멋스럽고 훨씬 맛있답니다.

단출한 계란찜이라도 정성스럽게 대접받는 느낌 일 수 있답니다.

계란말이도 찍었는데 어휴 너무 힘들어서 그건 일단 보관용으로 간직하려 합니다.

밖에 빗소리라 후드득후드득 나고 라디오에서 알 수 없는 재즈음악이 흐르는 멋진 밤이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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