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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잼

사람과 시간이 만든다.

by 남이사장 Sep 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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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 년 정도 불면증이었다.

새벽에 벌떡벌떡 일어나 어두운 새벽길을 걸었었다.

올해 오월말쯤 새벽산책 중 들린 맥도널드에서 재승오빠와 통화를 했었다.

시답지 않은 대화 내용이었는데 맥도널드 창으로 슬쩍 비치는 햇살이 어둠을  걷어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다.

"오빠 나 체리잼 먹고 싶네"

"맛있지. 아미쉬마켓 체리잼 맛있었는데 여기도 없어  그만한 맛이 성준이한테 사 보내라 해볼까?"

"바쁘던데 무슨 "

"야 인마. 넌 네가 만들어 "

" 정말 해볼까?"

"하면 보내라. 잼이라 괜찮을 거야. 오랜만에 느껴보자 경남이 맛"


통화 후. 한 주지나 체리잼두병은 밀봉되어서 텍사스로 갔고

재승오빠. 들뜬 전화

"  기가 막힌다. 아미쉬것보다 더 맛있어"

아미쉬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침례파 사람들인데 전통적인 생활을 유지한다.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콜럼버스 서클에 아미쉬마켓이 한 달에 한번 열리면 빵도 사고 우유도 사고 체리도 사곤 했었다.

빵은 하루 지나면 곰팡이가 올라오곤 했으나

맛이 귀했다,


그 후로 재승오빠는 전화할 때마다

  "서울에서 샵하자"  보챘다, "

오빠답지 않게 갖은 달콤한 말을 섞어서.

" 팝업샵 내가 투자할게. 알아본다

알아봤는데 빨라도 일월이더라. 경남아"

"오빠 돈으로는 싫어 투자 안 받아"

"이 새낀 돈 없는 게 좌우명이네. 하자"

"하다 보면 길이 있겠지 내 몫만큼 할래"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난 아이디어스라는 플랫폼에

지원을 했고 하루 만에  통과되었다,

이리되었다는 전화를 오빠와 했다.

" 큰 그림 그렸네"  하시더라는.

"돈 투자 필요하면 말해 얼마든지 네가 절대로 말 안 할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이 새끼야"

아이디어스준비하면서 기적 같은 도움 많이 받았다. 끝에 제작과정 동영상 찍어야 했는데 기계치인 나는 멍해졌는데 나의 첫 과외 학생인  소영이가 난데없이 유모차를 끌고 들어왔다.

"조엔 나 커리 사려고요"

" 사긴 뭘 사 신랑 오라 해 여기서 먹으면 번거롭지 않잖아 그리고 넌 할 일 있어 영상 찍어"

그 순간 난 내가 될 거라는 걸 확신했다.

치마 어깨끈이 흘러내렸는지도 모르고 ㅋㅋㅋ

"내가 이거 하려고 왔구나"

소영이는 브런치 작가 지원 할 때도 있었다.

소영이의 말에 한바탕 웃으며 마무리.

제출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과 더불어 고객님들이 보내주신 디엠사진을 첨부했고

기획안은 귀찮아서 동생에게 그려달라 했더니

브런치 글 이미지 1

의뢰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카톡 와 있었다..

제품 소개글은 재승한테 보여줬더니 " 노벨 가자 이 사기꾼 "이란다.

대학교 때 동아일보. 미주섹션에 광고 카피 알바 했었는데 그때도 다들 "널 어쩜 좋니"라 했었다.

미국 대학 지원 하는데. 광고학과 원한다 했더니

"영어가 모국어여도. 힘들다고"  담당자가 말해서 난 빠른 포기를 했다.

이것저것 생각도 나고

아이디어스 소식 알리자마자 우리 고객님들 포장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흐뭇했다,

난 익히 알려진 포장 똥손이다.

아이디어스에도 포장 걱정 하다가 그냥 편하게 하자 싶어서 요렇게

브런치 글 이미지 2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몰라요.

아무튼 재승이가 던진 돌에 내가 맞았으니 이것은 복이다.

감사해야겠다.

재승.

나의 불면증은 갑자기 떠났다.

자도 너무 잘 잔다,

새벽이란 시간이 기억이 안 납니다.

사람과 시간이 만드는 일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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