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메일 보내드립니다_4일
따스한 오뉴월 햇살 아래
유독 추운 응달 한구석
노오란 금계국 한 송이
태양 향해 한껏 휘어진 줄기
삶의 짐 짊어지느라 꺾인 허리 같네
바람이 줄기를 위태롭게 흔드네
곧지 못해 밉다며 손가락질하네
누가 밉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살아내기 위해 휘어진 것을
꺾이지 않고 살아낸 징표인 것을
응달의 추위와 모진 바람에도
꽃 피우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
괜찮다며 가만히 보듬어 주고 싶네
몇 달 전, 길을 걷다 음지에서 뿌리를 내린 금계국이 양지쪽으로 줄기를 쭈욱 뻗어서 노랗고 예쁜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옆으로 거의 눕다시피 하면서도 꽃을 피워낸 그 모습이 참 예쁘고 대견해 한참을 바라보았다.
문득 우리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날 곳도 부모도 환경도 어느 것 하나 내가 선택할 수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다.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참 무던히도 애를 쓴다. 그 애쓰며 살아온 결과가 길게 옆으로 뻗은 줄기인데 곧게 자라지 못했다고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포기하지 않고 햇빛을 향해 줄기를 뻗어나가는 그 노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괜찮다, 다 괜찮다.”라는 말이 나는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괜찮다고 느끼지 못하니까... 그런데 이 꽃을 보면서는 그런 말이 절로 나왔다. 그간 줄기를 뻗으려고 애쓴 그 노력들이 보여서 다 괜찮다고 애썼다고 말하고 싶었다.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도 열심히 살아온 과정에서 얻게 된 이상한 모양의 줄기 같은 것들이 있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과 증상이라도 그것은 주어진 삶을 살아내기 위해 취할 수밖에 없었던 행동이었던 거다. 그런데 본인도 그걸 알아봐 주지 않으니 괴로움이 시작되고 지속된다.
못나 보이는 모습도 나부터 인정해 주는 것. 그것만이 서로 아픈 구석을 하나씩은 다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일이지 않을까.
오늘도 줄기를 뻗어내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것에 대해, 다 괜찮다고.. 그리고 애썼다고 말하며.
그럼 오늘도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마음을 담아.. 무정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