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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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쟁가' 이미지를 검색했더니 '젠가' 이미지만 잔뜩... 그래서 표지 이미지가 '젠가'다.
확실히 윤민석 선배님의 곡은 투쟁가도 다른 색깔이 느껴진다. 김호철의 투쟁가가 군가와 가깝다면 윤민석 선배님의 투쟁가는 항일운동 시기의 정서가 많이 배어 있다. 말이 나온 김에 ‘투쟁가’, 또는 그냥 ‘쟁가’라고 불리는 민중가요의 특징에 대해 잠깐 살펴 보겠다. 쟁가의 리듬은 4분 음표인 한 박자를 붓점이 있는 8분 음표와 16분 음표, 또는 8분 셋잇단 음표로 쪼갠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투쟁가의 리듬은 주로 4분 음표나, 붓점 8분 음표와 16분 음표로 이루어져 있다. “새 세대 청춘 송가”의 악보를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그래서 쟁가의 기타 반주는 그냥 한 박자에 한 번 다운 스트로크로 치거나, 한 박자를 붓점 '8분 음표 + 16분 음표'로 쪼개서 치거나, 한 박자를 '8분 셋잇단 음표'로 쪼개서 치는 세 가지 주법을 주로 사용한다. 언제 어떤 주법으로 치는 지는 연주자 맴이다. 그 중에서도 쟁가의 꽃은 역시 8분 셋잇단 음표를 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치기가 쉽지 않다. 셋잇단 음표에 강약을 주어야 하는데 반드시 강약약으로 쳐야 하기 때문이다. 강은 반드시 다운 스트로크로 쳐야 하는데 그냥 다운과 업을 번갈아 치게 되면 구조적으로 강박에 업 스트로크가 놓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쟁가만의 독특한 기타 주법이 생겨 났다. 대부분의 쟁가 전주는 “짜자자 잔, 짜자자 잔, 짜자자 자자자 잔”하면서 시작한다. 김호철은 이러한 단순한 전주가 싫었던지 “전노협 진군가”의 전주를 살짝 변형했다. “짠 짠 짠 짜자잔, 짠 짠 짜자자 자자잔”(기타로 쳐야 할 걸 글로 쓰자니 엄청 빡씨다. ㅠㅠ 아래 동영상 참조) 암튼 이 주법을 기타로 제대로 치려면 셋잇단 음표를 단순하게 “다운-업-다운”으로만 치면 곤란하다. 마지막 세 번째 다운을 살짝 친 후 다음의 첫 번째 박자를 다시 다운으로 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나도 처음에 배울 때 엄청 고생했다.
민중가요 노래패의 기타 반주자는 기본적으로 쟁가를 얼마나 잘 치느냐에 따라 실력이 갈린다. 애드립? 핑거 스타일? 이런 거 아무리 잘 쳐도 소용 없다. 그래서 “짜자자 자자자” 이렇게 연속으로 치려면 “다운-업-다운, 다운-업-다운”으로 쳐야 하는데 두 번째 문제는 모든 음표의 박자가 균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하나를 길게 치거나 짧게 치게 되면 쟁가의 맛을 낼 수가 없다. 군가도 쟁가랑 형식상으로는 비슷한데, 군대 있을 때 인사계가 다른 부대에 군가를 가르칠 때 쟁가 주법으로 반주를 한번 쳐 줬더니 그 다음부터는 교육이 있을 때마다 나만 데리고 다녔다. 그래서 난 군대에 있을 때도 마음껏 쟁가를 칠 수 있었다.
혹시 2020년에 민중가요 소환을 앞두고 투쟁가 반주를 하고 싶은 기타리스트가 있다면 아래 동영상을 참조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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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부분을 잘랐는데, 실수로 연습한 풀 영상이 들어 갔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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