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로컬, 두 가지의 삶 속에서 직면하게 된 것
️ 지향하는 바로 산다는 것
요즘 저는‘내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내가 되고 싶어서, 혹은 갖고 싶어서 포기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돌이켜 보고 있습니다.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기존의 모든 것을 다 움켜쥔 채로 뜻 대로 살아지기를 바라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 가서 잠깐 일탈 하듯이 자연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풍경으로 바라보고 느끼고 숨 쉬며 살고 싶었습니다. 로컬에서의 삶을 책 속이나 미디어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하면서, 시간과 마음을 써가면서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뜻하는 바를 살아내고 있는 요즘, 어떠하냐고요?
도시와 로컬, 두 가지의 삶을 매 주마다 건너뛰기 하면서 살고 있으니 체력도 딱 왕복 300km 만큼 소모 되었습니다. 초능력이 있어서 순간 이동을 하는 게 아닌 이상, 가뜩이나 빈약한 체력은 턱없이 모자랄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감기 몸살과 피로가 쌓이면서 포기하고 싶지 않아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서울에서의 모든 약속은 당연히 다 취소 되었고, 한 달에 한 번씩 연재하던 셀프 코칭 만화와 아침마다 쓰던 모닝 페이지는 뒷전이 되었습니다. 즉, 기존의 제 삶에서 해오던 것들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무너짐 속에서 저는 제 삶의 태도를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나. 또 다시 창작이 뒷전이 되어가고 있네. 서울에서 하던 일을 관두면, 그 끈을 놓으면, 당장 뭘 해서 먹고 살 수 있을지 모르니까 그 막막함이 두려웠던 거야. 그래서 들어오는 일거리들을 놓치지 않고 전부 다 수락했지. 돈을 벌어두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인제로 내려오면서도 일거리를 끌어안고 와서 내 창작에 제대로 집중 할 수가 없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가장 불확실한 것은 창작이었으니까, 늘 항상 그걸 제일 쉽게 외면했던 거야.’
창작자로 살아보겠다고 뜻을 세웠지만, 서울에서 인제로 제 몸뚱이만 옮겨 놓는다고 다 해결 되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늘 하던 선택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하는 것.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생기는 몸의 피로함도, 돈을 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기존에 하던 일을 거절하는 용기도, 모두 <뜻을 지키기 위함>에서 오는 불가피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감내하면서도 내 일상의 1순위는 <창작>임을 나 자신에게 스스로 증명하는 일이 진정한 지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