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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의 감촉 Oct 22. 2023

왜 이렇게 두꺼워?

꼭지가 돌아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터져나왔다.


정중하게 “감사청구서”를 전달해드렸다.

얌전히 부디 감사를 진행해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분명히 공손한듯 서류를 받아든 사진 속 공무원이

돌아서자마자 들으라는듯


“뭐 이렇게 두꺼워”


흥분하면 안되었다.

담임교사가 6학년 여학생의 팬티에 손을 넣는 끔찍한 성폭력을 저질렀다.

아동학대 가중처벌 대상자임에도

징계의 '징'자에도 못미치는 처분만 받은 교사와,

경찰이 요청한 전수조사도 시간끌기로 뭉개 결국 6학년 아이들 모두 졸업시킨 학교와,

학생이 직접 신고를 한 신고를 받아 감사를 시행해야 마땅함에도

묵인하고 있었고,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한마디 없었던 경기교육청,


스쿨미투 시민연대 발언자께서

피해자가 얘기해도 듣지 않다가

이제 시민단체들이 와서 듣겠다고 나왔으니

잡담하지 말고 들으라고 해도

십여명의 인원들이 팔짱끼고 계속 잡담을 이어가는 행태에 이어,

뭐 이렇게 두껍냐는

듣고도 차마 믿을 수 없는 소리에

꼭지가 돌아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터져나왔다.


"피해자의 고통은 이보다 더 두껍다고!!!"


나의 분노가 부끄러운 것이 되어도 좋다.

제발 이 사건과 관련된 단 한 명이라도 자기 일을 똑바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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