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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Jan 10. 2024

나의 단편소설 열풍에 불을 붙인 책

조지 손더스의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요즘 소설 응모 열풍이 불었다.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마구 떠벌리고 다니면서 계속 쓰고 있다. 한 지인이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이다. 하지만 혹시니 하는 마음에 사두긴 했지만 제목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첫 장을 읽고부터는 완전히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 보존 법칙에 대한 이야기기 나를 때렸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끝까지 보존해야 하는데 내가 만든 에너지는 어딘가 흩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실제 소설을 쓰며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조지 손더스가 극소수 정예 작가만을 대상으로 개설한 대학원 수업을 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사정을 아는 입장에서 코멘트들이 날카롭게 내 어깨를, 등을, 옆구리를 쿠쿡 찔렀다.


어떤 인물이 등장하고, 어떤 사물이 등장하고, 사소한 풍경이 지나가는 것은 모두 이유가 있다. 그 인과관계를 말끔하게 정돈해 놓은 것이 플롯이다. 플롯은 구체적일수록, 다듬을수록 위력을 발휘한다는 말 앞에는 좀 부끄러웠다. 나는 플롯의 뼈대를 만드는 데만 집착했을 뿐, 플롯을 가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체호프,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고골의 작품을 다시 만난 건 참 반가웠다. 작가가 어째서 러시아 단편소설을 사랑했는지 궁금했지만, 나에게는 이득이었다. 우리나라의 <용구삼촌> 같은 <단지 알료사>를 읽을 때는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아버지가 단퍈소설의 주인공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걸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마치면 바로 아버지에 관한 단편소설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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