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섬처럼
현재 기온 18.8도
바람속에는 계절이 있다.
봄의 바람에는 달콤한 향기가 가득하고 여름에는 비에 젖은 흙의 향기가 있다.
가을에는 바스락 거리는 낙엽의 향기가 있으며 겨울에는 집집마다 피워댄 보일러의 난방유 냄새가 가득하다.
오늘 바람속에는 달콤한 꽃 향기가 있으니 어쩌면 이번엔 정말로 봄이 온것인지도 모르겠다.
방 안 가득 해가 들어온다.
이런 계절에 집에만 있는것은 왠지 죄를 짓고 있는것만 같은데 어디라도 갈까.
달콤한 케이크가 먹고 싶어. 향이 깊은 커피가 마시고 싶어.
하지만 이내 포기하고 중얼거린다.
계절이 다 뭐야. 봄이 다 뭐야. 나들이가 웬 말이람.
늘 같은 질문 같은 대답에 지쳐버려 사람 만나기 싫은 불치병에 걸린 우리는
결국 자발적 고립을 택했다.
섬 안에서 섬을 만들고 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