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의 벽을 넘어
웹소설 작가 커뮤니티에서 100회 무렵에 도달한 작가들의 푸념을 많이 봤다. 더이상 쓸 얘기가 없다, 답답하다, 미치겠다, 죽겠다. 솔직히 나는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드라켄>을 130회로 완결했지만, 그냥 글쓰기가 힘들었지 100회라고 해서 특별히 힘든 줄은 몰랐다.
그렇지만 <NBA 만렙 가드> 때는 달랐다. 나 역시 100회가 즈음 글쓰기가 너무 벅찼다. 100회가 어려운 이유는 작가마다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는 일단 아득함이었다. <드라켄>은 125회 예정이었고, 100회면 이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이었다.
반면 <NBA 만렙 가드>는 거의 2배인 200회 이상이 목표였다. 즉, 100회는 이제 겨우 절반일 뿐이었다. <NBA 만렙 가드> 1회를 올린 날이 3월 2일, 100회는 6월 26일이다. 연재를 4개월째 이어오고 있었고, 앞서 준비하던 기간까지 합치면 거의 반년째 <NBA 만렙 가드>에만 매달려 있었다.
그냥 쓰는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얼마나 독자가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며 쓰는 것이다. 웹소설 작가는 하루하루가 시험날이다. 그날그날 구매수라는 성적표를 받는다. 스토리 진행상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이 위기에 몰리는 회차를 올리면 어떤 댓글이 올라올지 바짝 긴장하게 된다. 그러지 말아야지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힘들 게 하루하루 쓰고 있는데, 무려 100회라는 마일스톤을 달성했는데. 맙소사, 이제 겨우 절반이라고?! 앞으로 최소 넉 달 이상을 더 연재해야 한다고? 이 생각에 숨을 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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