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표선해안 맛집
이벤트에 당첨된다거나 경품을 타는 종류의 추첨운이 나는 거의 없다. 다만 남편은 그런 쪽의 운이 꽤 좋은건지 한 송년회 자리에서 무려 제주 해비치 1박+조식 이용권을 득템했다. 그게 대략 재작년 연말이었고... 시간이 잘 나지 않아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급히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너무 후다닥이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나름 짧은 기간 동안 최고의 호사를 누려서 대만족~~때는 7월 초, 우리는 제주공항에서 내려 버스로 서귀포까지 이동하고(1시간 정도 소요..) 호텔에 체크인 후 밥을 먹으러 갔다. 미리 찾아놓은 가게는 '표선 해녀의 집'이다.
일단 밑반찬 세팅. 섬초와 톳조림 등등이 올라왔다.
생애 첫 자리물회를 이날 맛봤다. 제주 토박이 지인 말로는 뼈가 억세서 씹기 힘들거라고 했는데 그정도는 확실히 아닌듯....천천히 입안에서 씹으니 은근 기름기가 있는듯, 꼬소~한 맛이 배어나온다. 살짝 비린 생선을 선호하는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남푠님도 씹는데 그닥 거부감이 없는지 맛있게 먹음. 관광객 입맛에 맞춘 것인지 양념은 초장 베이스인 것 같고 강한 향을 풍기는 초피잎은 들어가지 않았다. 입문자에게 추천..나중에 밥을 말면 한그릇 뚝딱이다.
전복죽은 내장을 넉넉히 넣은 듯 초록색이 진하고 여기에 생 전복을 듬뿍 썰어 올려준다. 저어서 전복이 살짝 익으면 먹으라는 사장님. 가격 대비 전복 양이 푸짐해서 매우 만족스럽다. 여기에 해물파전 추가하고 한라산 소주도 곁들였는데 5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남푠님도 가성비 짱이라며 엄지척~ 배부르게 먹고 호텔로 발길을 옮겼다.
https://place.map.kakao.com/545939584
아름다운 표선 헤안가를 지나 호텔로 들어섰다. 호화로운 호텔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다. 방안 미니바는 전부 유료라서 피지 생수 하나만 꺼내 먹음. 남푠님은 많이 피곤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꿀잠에 빠졌고, 나는 혼자 수영장과 사우나 등을 즐기다가(숙박권 득템한건 남편인데 아무래도 나만 본전 제대로 뽑은 것 같다) 밤늦게 출출해져 근처 식당에 들렀다.
이 가게는 원래 흑돼지 전문점인데 가벼운 식사도 팔고 있다. 한그릇 만원인 해물라면에는 이렇게 홍합과 게, 새우, 전복이 들어 호화스러운 느낌이 든다. 꿈틀거리는 전복과 딱새우가 특히 맛있음. 칼칼하고 시원한 해물라면 한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그날 밤은 지나갔다.
https://place.map.kakao.com/13316410
아침 조식뷔페.. 레스토랑 섬모라는 현지인들에게도 가성비 맛집으로 불린다고 한다. 치즈와 사퀴테리 등이 여러종류 있어 살짝 와인 생각이 났지만 아침식사라 자제...ㅎㅎ
조식뷔페에 시리얼은 배부르다고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왠지 꼭 한그릇을 먹게 된다. 이럴때 안먹으면 손해인 치즈를 잔뜩 가져오고 지중해 스탈의 가지구이, 연어 등을 담아와 맛있게 첫 접시를 비웠다.
음료가 다양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제주를 상징하는 감귤주스도 맛있지만 시원한 히비스커스가 산뜻하게 갈증을 씻어주는 데 그만이다. 너무 달지 않고 은은한 향이 좋아 여러번 가져다 마셨다.
달달한 단호박 수프,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푹신한 프렌치 토스트 등 두번째 접시는 뭔가 노란색...이다. 달걀 요리는 프라이, 오믈렛 등 좋아하는 방식으로 즉석 조리해 준다. 특히 달걀물에 푹 적셔진 프렌치 토스트가 맛있다.
다양한 빵과 디저트.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인지 이런 달다구리들이 꽤 충실하다. 가족 단위 손님을 여러모로 배려한 흔적이 레스토랑 외 곳곳에 보인다. 푸짐한 조식을 먹고 나니 슬슬 졸음이 밀려왔으나 비행기 시간이 있던지라 서둘러 체크아웃 후 공항으로 향했다.
https://place.map.kakao.com/21454824
공항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음. 사실 이런데 음식이 다들 그렇듯 특별한 맛은 아니다. 국물이 깔끔하고 성게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던 건 좋음. 짧은 여행이지만 호화로운 호캉스에 맛있는 밥에, 여러모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참고로 이때 숙박료가 1인당 20만원...인가 했다. 내돈주고는 오기 어려웠을 가격. 다시 한번 추첨운 좋은 남푠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