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맛집, 친근 vs 이색
개인적으로 나는 고기집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다. 위장이 튼튼하던 20대 시절엔 혼자 삼겹살 2인분을 시켜놓고 먹은 적도 종종 있었지만...입맛도 변해서 굳이 고르자면 돼지고기보다는 쇠고기를 선호하는 편. 한우는 값이 비싸다보니 마트에서 호주산을 사다가 집에서 구워먹는 일이 많고, 일식집의 '스테이키동'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다만 삼겹살, 목살은 남편이 원체 좋아하기도 하고 메뉴 결정이 어려울 땐 최선의 선택이다. 그동안 함께 다녀본 고기집들 중에서 괜찮았던 곳들을 소개해 보겠다.
동네 고기집 북청식당-사이드 메뉴가 특히 맛있는 곳
이 가게가 내 기억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던 것 같다. 나름 노포 맛집인 셈. 점심거리가 마땅치 않으면 제육볶음이나 찌개를 한번씩 사먹곤 했다. 어쩌다보니 남편과 다시 이사온 지 2년이 넘은 시점까지 가보질 않았다가 모처럼 괜찮겠다 싶어 방문했다. 남편님의 반응은 대만족이었고, 절친을 데려와 먹은 적도 있었다.
이집의 특징이라면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상추며 파절임, 마늘을 넉넉하게 내주고, 기본 밑반찬 맛이 상타치 이상이다. 가격대도 합리적인 편이라 근처 직장인들이 퇴근 후 자주 찾는다.
지글지글....도톰한 고기가 익어가는 중...김치도 쭉 찢어 올린다.
상추에 고기한점 얹고 살포~시 싸먹으면 차가운 맥주 한잔과 찰떡궁합이다.
고기 먹고나서도 밥배는 따로 있잖아요~ 이곳은 특히 차돌된장찌개가 칼칼하니 맛있다. 마무리 볶음밥은 국롤! 주방에서 따로 야채와 김가루, 치즈 등을 추가해 솜씨있게 볶아준다. 노릇노릇 고소한 볶음밥까지 먹고 나면 어느새 마음 속이 흐뭇해진다.
https://place.map.kakao.com/16326105
교대이층집, 회식 단골 맛집
이번에는 시청역 부근. 남편이 꼭 와보자고 해서 함께 찾은 고기집이다. 3층 정도로 규모가 꽤 큰 가게다. 고기 외에도 다양한 사이드 메뉴가 많고 명이나물과 백김치 등의 맛이 꽤 괜찮다.
꽃게와 홍합이 들어간 탕을 함께 내준다. 이날 우리가 먹은건 여러 메뉴가 포함된 2인세트였다.
두툼한 통삼겹에 양파와 새송이, 마늘에 이어 빠알간 방울토마토도 곁들였다. 특히 토마토가 기름진 돼지고기와 의외로 궁합이 좋다. 맨 오른쪽 검은 돌처럼 생긴것은 고기와 함께 구워먹는 떡이다.
대표메뉴는 통삼겹과 꽃삼겹이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입에는 얇은 꽃삼겹이 좀 더 맞았다. 구운 떡은 고기 먹고 나서 후식으로 먹음. 사진에는 없지만 마무리 식사로는 짜파게티를 먹었다. 아이스크림 기계도 있어서 입가심하기 좋다. 식성이 각기 다른 이들과 회식을 하기에 적당한 집이라 생각된다.
https://place.map.kakao.com/871390985
서양식 고기집 텍사스 데 브라질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고기집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브라질 스타일의 고기뷔페 슈하스코다. 텍사스 데 브라질은 반포와 압구정, 두 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데 메뉴나 서비스 차이는 없지만 반포점이 더 붐비는 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기본으로 나오는 브라질 치즈빵인데, 타피오카의 쫀득한 식감에 고소한 치즈향이 자꾸 먹고싶어진다. 추가는 왠지 안될거 같아서 안해봤는데 다음에 가면 물어봐야 할듯...
고기에 곁들이는 각종 사이드가 꽤 풍성하다. 구운 파인애플, 샐러드 종류 외에 다른 가게에서 보기 힘든 아티초크와 팜 하트까지 있어서 뭔가 감동....야자순인 팜 하트는 여기서 처음 먹어봤는데 죽순보다 살짝 부드러운 식감에 시큼한 맛이 특징이다. 아래는 허브를 넣은 올리브유, 민트젤리, 칠리 같은 온갖 소스들이다. 고기와 곁들여 먹기 위한 것들. 향이 다소 강한 양고기 등은 민트와 잘 어울린다. 가니시로 곁들이는 '밑반찬'으로는 할라피뇨, 구운마늘, 올리브, 피클 등등이 있다.
점원들이 각 테이블을 돌면서 직접 고기를 썰어준다. 은근 외국인 종업원이 많다. 고기 종류는 런치보다 디너가 좀 더 많은 편. 메인은 쇠고기와 양고기지만 닭, 햄버거스테이크, 소시지도 나온다. 크게 당기지 않는 메뉴라면 과감히 패스하는게 좋다. 의외로 타이밍이 중요하니 좋아하는 고기가 보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게 요령읻. 테이블에는 작은 코스터 같은게 놓여 있는데 한면은 녹색, 한면은 빨간색이다. 빨간색을 위로 놓아두면 그만 먹겠다는 표시로, 점원이 서빙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
사실 야채 종류나 볶음밥, 수프도 꽤 맛있어서 과식하다 고기를 못먹을 수도 있다. 첫 방문때 남편은 감자 그라탕으로 배를 채웠고, 역시 아쉬웠던 건지 한번 더 방문했다는...호텔 뷔페보다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주말이면 웨이팅이 있으니 예약필수.
https://place.map.kakao.com/1248615345
https://place.map.kakao.com/26930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