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선택했다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되고 나자, 나는 자연스럽게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조금 더 바깥으로 나가보고 싶다고. 집을 정리하고, 밥을 잘 챙겨먹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보내며 나는 조금씩 나로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회복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시 사람들 사이로 걸어 들어가고, 도전으로 가득한 하루를 시작하고, 내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경험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카페를 생각했다.
사실 카페는 오래전부터 내 일상 가까이에 있던 공간이었다. 지친 날에도, 아무 이유 없이 가라앉는 날에도, 따뜻한 조명 아래 앉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곳.
누군가는 그저 커피를 파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카페는 매일을 견디게 해주던 작은 쉼표 같은 곳이었다.
정해진 음악이 흐르고, 누군가는 조용히 책을 읽고, 누군가는 바쁜 하루를 시작하며 커피를 들고 나가는 곳. 그 평범한 풍경들이 이상하게도 나를 안심시켰다.
그래서 그 공간 안에서 이번에는 손님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으로 서보고 싶었다. 나를 위한 도전처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표정을 가진 하루들을 마주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작은 책임을 다하는 삶. 무너졌던 나에게는 그런 평범한 루틴이 오히려 큰 용기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는 프랜차이즈 카페 일을 가볍게 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들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 일이 세상에서 얼마나 커 보이느냐가 아니라, 그 일이 지금의 나를 다시 살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네는 일. 그 단순한 반복이 누군가에겐 평범한 노동일 수 있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하루를 살아내게 해주는 또 다른 힘이었다.
그래서 나는 카페를 선택했다.
대단한 꿈이라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시작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떤 시작은, 남들이 보기엔 작아 보여도 내 인생에서는 아주 큰 의미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위한 선택보다 나를 위한 선택에는 생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결국 삶을 움직이는 건
대단한 확신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어보겠다는 작은 의지였다.
내 삶을 바꾸는 시작은 언제나 내가 나를 선택하는 순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