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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gNang Aug 03. 2022

[식당이름 개명기]나의 이름은...(1)

브랜드스토리 크리에이터 NangNang 작업일지

project _막국수전문점 브랜드명 확정 개명기

location _ 서울 신림동

part1_언어적 정의

date_2018 7월


4평의 천막에서 50평 메밀전문집으로의 여정

이름없는 가게에서 막쌈냉면으로 그리고 막불감동으로 이어진 식당이름 개명기

나의 이름은.....

          



그녀의 눈은 참 초롱초롱하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또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야무진 표정까지

첫 눈에 보아도 그녀는 무엇을 하든 허투루할 사람의 인상이 아니었다.

초롱한 그 눈빛에서 나오는 열정은 현재에 안주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며 스스로 항상 매진하고 몰입하는 에너지임을 알수 있었다.     

에너지가 넘쳐서일까...     

처음 매장을 방문해보니

전면 메인간판에는 [막쌈냉면]이라고 쓰여져 있으나 

막상 매장 곳곳엔 [막불감동]으로 상호표기가 되어있고

지하매장으로 내려오는 계단이며 건물외벽이며 매장 곳곳에 홍보문구가 넘쳐났다.

음식이야기, 메밀효능, 식재료 소개, TV방영되었던 사진  뿐만 아니라

대표자신의 인생설계가 담긴 만다라트(인생계획표)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 할 이야기가 참 많다, 그녀는...

무엇보다

[막쌈냉면]과 [막불감동]이라는 두개의 상호가 혼재되어 있어서

그 사연이 너무나 궁금했졌다.



그 이야기의 시작 [ #천막에서   

   

2009년 7월, 그녀는 신림역 대로변 좁다란 골목길 초입 건물외벽에 기대어 4평짜리 천막을 쳤다. 

초여름 천막 길거리 음식으로 그녀가 선택한 건 모밀국수.

포장마차에서 흔히 파는 면은 손쉽게 낼 수 있는 우동이거나 국수이건만 그녀는 아무리 길거리 천막가게일지라도 기왕이면 건강한 음식을 대접해야겠다며 메밀을 선택하였다.

어릴 적 어머니가 겨울 살얼음 동치미 국물에 말아주시던 그 맛의 기억을 되살려 내놓으니

한여름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개운한 위로가 되어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였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성격의 그녀인지라

포장마차 천막 안에 심지어 제면기를 들여놓고 갓 뽑은 면을 말아주는 정성을 보이니

고객이 밀려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면이 금방 소화가 되는 음식이라 금세 배가 꺼질까 염려되어 직화 불고기를 같이 내어놓자 간판도 없는 천막모밀의 인기에 신림동 동네가 다 놀란다.     


천막에서 8평가게로 [ #막쌈냉면 


이에 힘입어 추운 겨울을 나고 이듬해 천막을 걷어낸 그 자리에 막국수에 직화 불고기를 올려 먹는다는 의미로 [막쌈냉면]이라고 번듯하게 이름 지어 간판도 올리며 작고 아담한 8평 가게로 모습을 갖추었다. 당시 고기 싸 먹는 냉면이 유행하던 터라 거기에서 힌트를 얻어 장난스레 부르던 이름이 상호로 결정된 것이다. 뚝심 넘쳐 보이는 신영복체의 [막쌈냉면] 간판으로 포장마차에서 제대로 된 가게로 커졌다고 단골들이 칭찬해주며 더 좋아라했다.

그런데 [막쌈냉면] 상호는 시간이 흐르면서 인근 타 브랜드와 자꾸 비교되어 회자되기도 하고 가늘한 일반적 면발의 냉면인줄 알고 들어온 신규고객들이 생각과 다른 메밀면이라며 한마디씩 툭툭 던지자  '이름을 잘못 지었나' 하는 불안감이 슬며시 들기 시작했다.

물론 일단 맛을 보고 나면 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의 동치미 막국수 맛에 바로 단골을 자처하니 큰 걱정거리는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가게상호가 음식을 정확히 표현하지는 못한다는 찜찜한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들보다 오히려 정대표 자신이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외식브랜드 네이밍이 고객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은 00냉면,00불고기,00곱창 등 메인음식을 정확히 표현하는 방식이다. 음식 카테고리 앞에 유려한 수식적 표현이 붙어도 고객들은 냉면집,고깃집, 곱창집으로 기억을 단순화시킨다. 따지고 보면 동치미막국수도 차가운 면음식이니 냉면이라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지만 이미 고객들에게 냉면과 메밀면은 다른 카테고리라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초기에 겪게 된 상호에 대한 혼선과 우려를 뒤로하고 시간이 더해지면서 동치미막국수의 맛과 직화불고기를 덤으로 주는 후덕한 인심덕분에 고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은 고기 주는 동치미막국수집이 되어있었다.

해마다 성수기인 여름에는 골목길따라 고객들 줄이 끊이질 않으며 유명맛집으로 날로 명성이 높아져갔고 한 여름 더위에 줄서서 기다려 비좁은 8평에 촘촘히 앉아서 식사를 하는 고객들에게 미안함도 더해갔다. 


50평대 매장으로 성큼 성장한 [ #막쌈냉면]


4평짜리 천막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해마다 보태고 보태져 2015년 드디어 50평 확장이전으로 이어졌다. 공간도 넓어지고 환경도 쾌적해지니 그동안 비좁은 작은가게에 옹기종기 끼어서 식사하시던 고객에게 비로소 면이 서는 것 같았다며 그녀는 수줍게 당시를 회상한다.

확장이전을 하면서 상호를 이 기회에 바꿀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5년여를 써온 이름인데다 고객들에게 이미 알려진 그대로  [막쌈냉면]상호를 유지하였다.

매장이 넓어지며 입소문은 더욱 속도가 빨라졌고 TV 출연까지 하게 되자 50평확장이 무색하게

특히 여름이면 늘어선 고객들의 줄이 날로 길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막불감동莫不感動이라는 사자성어를 접하는 순간 그녀는 무릎을 탁 쳤다.

막불감동은 감동하지 아니 할 수 없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로

지금껏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성을 다해온 그녀의 열정, 고객을 향한 자신의 궁극적인 업의 태도를 명쾌하게 표현해준 것 같아 반갑고 설레였던 것이다. 고객이 감동하지 아니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려온 그녀 자신이 그 말 한마디에 들어있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국수에 고기로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로 사용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간판은 막쌈냉면 오늘부터 우리집 이름은 [ #막불감동]


즉각적으로 막불감동이라는 상호로 개명작업이 시작되었다.  상표등록을 위해 로고이미지로도 개발하고 매장안팍은 물론이고 포털사이트와 SNS를 통해서도 슬로건처럼 상호처럼 혼용하는 뚝심있는 그녀만의 적극성을 발휘하였다.

그러나 그간 쌓아온 막쌈냉면의 명성이 있다보니 혹여라도 고객들이 다른 집으로 바뀐 것으로 오해할까하는 염려때문에 막상 메인간판을 교체하는 일은 계속 미루어졌다.

메인간판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낯선 개념어가 들어오니

오래된 단골들은 막쌈냉면이라고 부르고 새로운 고객들은 막불감동이라 부르고

이름이 두개라 도대체 어느것이 진짜 상호인지 서로서로 헷갈리는 원치 않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더구나 

막불감동이라는 사자성어는 사실 모두가 바로 그 뜻을 알아듣는 그런 표현은 아닐뿐더러 

대표의 바램대로 막국수와 불고기라는 연상작용으로 바로 이어지기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또한 일반적인 표현이 아니라서 한번에 알아듣는 이가 많지 않아 대표의 마음을 애닳게 했다.


이렇게 2여년의 시간이 오는 동안 새로운 고객들은 첫방문에 혼란을 겪지만

각자 꽂히는대로 상호를 부르지만 실제 고객들의 마음 속에는 가격대비 퀄러티 높은 고기 주는 동치미 막국수집으로 저장되고 있었다.     

그 힘의 원천은 다름아닌 하나를 하더라도 일에서 열까지 원칙과 정성을 다해온 그녀였고

고객들도 음식만 먹는 게 아니라 매장 곳곳에서 그녀의 열정을 발견하기에 이 곳을 경험하고 나면 상호는 더 이상 복잡하게 여기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기존고객은 그렇다치더라도 

더이상 두개의 상호를 혼용,공존시키기보다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브랜드 네이밍에 대한 3개의 길 

1. 간판을 따라 다시 막쌈냉면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2. 막불감동으로 정확한 개명을 한다

3. 제3의 네이밍으로 개명한다


대표와 여러차례 인터뷰를 거치고  고객들의 후기를 찬찬히 읽고 또 읽고

막불감동이라는 용어가 온라인상에 얼마나 퍼져있는지, 얼마나 고객들에게 인지되어있는지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였다. 

네이밍전문가로 막불감동이라는 상호가 좋다고는 할 수 없으나 지난 2년간 오직 앞만 보고 달리는 그녀가 

열심을 다해 온 사방에 뿌려놓은 단어 현실을 확인하며 [막불감동]으로 결론지었다.

이미 [막불감동]은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단어, 상호가 되어있었다. 


나의 이름은 [ #막불감동]


긴 여정을 통해 얻은 결론으로 메인 간판도 새롭게 달았고 그에 맞는 로고를 개발하였다.




그녀의 메밀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막불감동브랜드스토리



천막을 치고 

모밀국수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건강한 음식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메밀이었죠

2009년  7월 그 해 뜨거운 여름

시원한 동치미 국물로 말은 모밀국수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개운한 위로가 되어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이듬해 2010년 9월

천막자리에 작고 아담한 [막쌈냉면] 가게로 모습을 갖추니

나보다 손님들이 더 좋아라 기뻐해줍디다.

숯불직화 불고기를 함께 내어 막국수에 얹어 먹는 일품 맛으로 

6평의 작은 가게에 늘 손님이 촘촘히 채워졌지요

2010년 50평 넓고 쾌적하게 확장을 하고 나니

비좁은 틈에서 식사를 하던 고객분들께 비로소 면이 서네요


하나를 하더라도

일에서 열까지 정확하고 정직하고 정성을 다해야 하는 성격 탓에

메밀도 전용방앗간에서

동치미 무우도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숨쉬는 항아리에 자연숙성을 거치고

교자만두에도 메밀을 넣어 남들과 다르게

나만의 원칙을 올곧게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건강한 메밀로

나를 찾는 이들을 이롭게 하는 일.

그게 내가 이 일을 하는 즐거움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감동의 모든 시작은 바로 메밀입니다. 막불감동莫不感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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