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브랜딩 스토리크리에이터 NangNang
date_2017 6월
어릴 적 한 번 쯤은 갖고 놀았던 333큐브와 퍼즐.
이리 저리 돌려보고, 저마다 다른 모양의 흩어진 조각을 이리 저리 끼워보며 하나의 완성체를 만들어 가는 즐거움.
브랜딩도 마치 이 퍼즐게임 같기도 하고 큐브게임 같기도 할 때가 많은데
특히 1층에는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면서 2층에 새로운 브랜드를 꽂는 지금이 그러했다.
어느 한쪽 면을 먼저 정하고 다른 컬러를 움직여야 풀어낼 수 있는 큐브처럼 우리의
중심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 단순히 2층 매장 뉴 브랜드런칭으로 국한 짓지 않고 현재 사장님이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는 양수가든을 비롯해서 향후 비전을 담을 다른 큰 그림을 그려야할 때가 아닌가
모든 출발의 중심, 즉 원형과도 같은 양수가든
10년 세월을 거쳐온 낡은 좌식형 구조와 오래되고 노후한 시설들,
고깃집평수로는 협소한 45평이라는 불편한 한계
고객도 직원도 다들 불편해하고 있어서 새단장이 절박하지만 45평 좌식을 입식형으로 공사할 경우 현저히 테이블 수가 줄어들게 뻔하므로 뽀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채 미뤄두고 있는 큰 숙제인데 말이다.
2층 70평을 부대찌개로 가기에는 너무 사이즈가 크고 1층 양수가든 45평은 늘 비좁다.........
그동안 “2층을 어떻게 할까”라는 나무에서 벗어나 숲을 보자 마치 처음부터 모든 해결의 중심은 양수가든이었던 듯 새로운 발상의 큰 그림이 나왔다.
이 구상 앞에서 이번에는 사장님이 한참 침묵을 지키고 난 후 “저에게 정말 큰 숙제를 주시네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본질에 한발 다가선 느낌,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
10년 동안 잘 성장해온 양수가든을 2층으로 옮긴다는 결정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지만 역시 감이 탁월한 사장님은 이내 빠른 판단력을 보이며 실행을 위한 열정모드에 돌입하였다.
이 구상의 원천은 단골, 바로 10년 동안 양수가든을 함께 성장하게 해준 단골들이었다. 양수가든의 청국장과 물김치, 수제돼지갈비 맛을 좋아하고 잊지 않고 찾아주는 단골들.
브랜드는 업주의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주는 단골이 있어야 그 생명이 유지되고 성장할 수 있기에 공감10년을 만들어준 고객을 믿고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2층으로 공간이동을 하면서 넓고 쾌적한 공간구성은 물론이고 슬리퍼상권에 맞게 놀이방 세팅하여 젊은 가족고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마음 썼다. 같은 건물 2층이어도 혹시라도 양수가든이 없어졌다고 생각할지 몰라서 1층에 사용한 간판을 그대로 떼어서 2층으로 올리고 로고타입도 기존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블로그 등을 통해 그동안 고객들이 생각하는 양수가든의 키워드를 조사하면서 다음과 같은 브랜드 슬로건이 탄생되었다
[청국장에 물김치 집밥같은 고기밥상]
새롭게 론칭할 메뉴스타일로 한냄비 음식이 좋겠다는 제안을 시작으로 사장님은 몇 달에 걸친 시장조사와 벤치마킹을 통해 부대찌개로 최종결정을 하였다.
부대찌개는 워낙 미군부대 스토리가 강하고 새로운 느낌이 없고 햄이나 소시지 뿐만 아니라 라면사리 등 너무나 많은 종류의 식재료가 들어가서 그 집만의 고유한 컬러를 내기가 의외로 쉽지 않은 음식이다.
끓여가며 먹는 음식이라서 특히 햄이나 소시지에서 우러나오는 맛이 부대찌개의 맛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여 큼직한 양질의 햄과 소시지를 공수하며 일차 주재료 강화에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정말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지만 부대찌개의 본질을 좌우하는 주재료는 역시 햄과 소시지였던 것이다. 부대찌개는 전쟁이라는 역사의 산물로 우리나라에서 생겨난 우리 음식이지만 주재료는 외국에서 들어온 식재료들.
컨셉과 네이밍을 잡으면서 재탕삼탕되는 과거의 전쟁스토리 탄생배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식재료 리스트를 요청하며 숫자 9를 찾아냈다.
주재료의 출신, 서양이 새롭게 내 마음에 들어왔다
구라파歐羅巴는 유럽을 한자로 음역한 표현으로 요즘 세대보다는 기성세대 귀에 익숙한 표현이다
굳이 유럽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서양이라고 표현한 것은 햄이나 소시지 등이 우리나라 전통적인 식재료가 아님을 강조하며 아울러 근원에는 미군이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럽이라는 의미에 갇히게 하지 않으면서 부대찌개 주재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지기 위해 숫자 ‘9’를 사용했고, 부대찌개에 빠질 수 없는 라면을 무제한 리필하므로 이또한 비중감있는 재료여서 “라‘, 그리고 육수의 개운함을 돋게 하는 ’파‘를 표현하자 위트있는 네이밍이 되었다.
음식의 본질을 구성하는 식재료 자체를 절묘하게 네이밍화하고 올드하고 지루한 느낌의 부대찌개를 산뜻하게 재해석하며 9라파 부대찌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컬러는 서양적 요소를 떠올려 사각몰딩과 음식에서 잘 쓰지 않는 블루를 과감하게 표출하여 이국적 느낌을 표현했다.
풍동에서 첫 미팅 때 인터뷰를 하면서 양수가든의 포장매출이 타업체에 비해 매우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명한 청국장은 물론이요, 물김치, 돼지갈비며 갈비탕 등 전메뉴가 포장판매되고 있었고 아파트를 끼고 있어서 포장고객이 많았다. 반찬가게에서 몇가지 찬을 사도 메인요리를 따로 해야하는데 양수가든에서 이미 검증된 맛을 사다가 우리집 오늘 저녁상을 차리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니 단골포장고객도 층이 두터워진 것이다.
거의 모든 음식점에서 포장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대체로 플러스 알파 개념으로 매출이 일어나면 좋은 것이라는 인식에서 머물러 있다. 이미 포장 시스템을 잘 갖추어서 매출수위가 높은 편이어서 더 공격적이고 가시적인 액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덤의 개념이 아니라 정확한 포지셔닝이 있고 시각화 되어야 하기에 별도의 테이크아웃 코너를 별도의 매장처럼 제안했고 거기에 맞는 슬로건과 네이밍을 제안하였다.
양수가든과 부대찌개의 전메뉴포장은 기본이고 향후 반찬/도시락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드라마틱했던 사례에 속한다. 동일 상권에서 다른 음식점을 여러개 하는 외식사장님들이 의외로 많은데 각기 다른 매장으로접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나 통합적 관점으로 리셋해야할 경우가 의외로 많다.
2023년 현재 양수가든은 2층 확장이전을 한지도 어언 6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연히 매출은 확장이전 이후부터 상승하였고 코로나라는 악조건에서도 승승장구하여 현재 목표매출을 계속 갱신한다고 한다.
또한 구라파부대찌개는 현재 10호점까지 확장되어 김포공항 인천공항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사장님은
당시의 솔루션이 정말로 신의 한수였다며 고맙다고 만날 때마다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이 프로젝트는 한개 점포에서 벗어나 여러개의 식당을 운영하는 외식대표님들에게는 통합적 브랜드라는 보다 큰 그림 즉 BigPicture을 그릴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