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신 커피 탓하지 않기
Q. 커피는 몸에 좋을까요? 안 좋을까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당히 마시면 '괜찮아'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카페인이 있어서 먹으면 '안 좋아'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
하지만 질문의 주체가 바뀌면 대답은 달라진다.
Q. 임신을 준비할 때 커피를 마셔도 괜찮을까요?
나는 사실 커피를 즐겨마시는 타입은 아니다. 물론 식사 후 커피 한잔을 마다하지 않고 지인들과의 약속 후 자연스레 발걸음을 향하게 되는 곳도 카페이고 선택되는 메뉴도 커피다. 그렇다고 하루 커피 한잔이라는 습관도 없고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3-4잔 정도 마시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난임을 겪고 있는 나에게는 고민거리가 되는 단어는 '커피'다.
언젠가부터 나의 지금 이 상황의 모든 탓을 내 생활과 연관시키기 시작하면서 신경 쓰였던 부분이다.
나처럼 자연스레 임신을 기다리고 있는 지인은 시어머니로 부터 '커피 마시면 애기가 안 생겨, 무조건 좋은 것만 먹고 그런 건 먹으면 안 돼'라는 잔소리를 종종 들었다고 한다.
내가 커피를 마셔서 아이가 생기는데 영향을 주는 걸까? 지인의 시어머니처럼 그런 걸 먹어서 되지 않는 걸까? 라며 고작 일주일의 2-3잔의 커피를 탓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을 땐 신경 쓰지 않았던 커피.
다른 사람의 고민과 선택을 나에게 투영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술적으로 커피 자체의 성분이 임신의 성공, 실패의 여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절실한 사람들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고, 절실하지만 탓하기 싫은 사람들에겐 그냥 커피가 될 수 있다.
나의 선택은 '일주일에 2-3잔쯤이야'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만약 내가 커피를 단 한 잔도 마시지 않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나는 또 새로운 나의 탓을 하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커피 한잔 마시는 거에 많은 고민을 두고 싶지 않기에 뭐든 과하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말처럼 지금 현재 과하지 않으니 이 생활을 유지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물론 훗날 커피 하나가 나에게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예측할 순 없지만 지금 행복하면 됐다. 커피 마시자!
*커피 섭취에 대한 의견은 모든 사람들의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7년 연애 후 결혼 3년 차, 신혼의 기준이 아이가 있고 없고 라면 우리는 아직 신혼부부.
원인 모를 난임으로 스트레스도 받지만 뭐든 써내려 가다 보면 조금 위안이 됩니다.
내려놓기가 어려워 우리만의 방식으로 감당해보는 시간. ㅣ 일복 wait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