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남자

먹는 것이 중요하다

by 써니톰

서울에 혼자 와 있다. 그리고 가끔 시골에 내려간다.

전에는 시골에 주로 있다가 행사나 모임이 있으면 서울 왔다가 빨리 내려갔다.

탁한 공기, 복잡한 교통, 소음, 번잡한 사람들 통행.

가능하면 하룻밤도 자지 않고 내려갔다.

이제 정말로 완전히 은퇴하니 사람이 그리웠다.

옛날에 만났던 사람들 소식도 궁금했다.


그동안 서울은 많이 변해 있었다.

시골은 그대로인데 역시 서울이었다.

그동안 변해버린 서울과 인근을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있다. 옛날에 살았지만 잘 보지 못했고 또 그 사이 많이

변해 버렸다. 그것을 새로 찾는 일이다.

걸었다. 무작정 걸었다.

온몸과 마음을 비우고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길이 나 있으면 걷고 없으면 길을 만든다.

제주도 올레길,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보다 더 먼저

내 주변부터 하나씩 걷고 있다.


모든 것이 하나씩 새롭게 들어온다.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행복한 시간이다. 내가 꿈을 꾸는 것은 아닌지 가끔

내 허벅지 살을 꼬집어 본다.

아픈 것을 보면 아직 살아있다.


혼자 살다 보니 먹고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아침은 집에서 가볍게 주로 죽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노인복지관이나 구청 구내식당에서 유료로 해결한다. 집에서 혼자 해 먹기가 귀찮다.

조리사가 직접 고른 식자재로 영양이 풍부한 일품요리이다.

1식 4찬, 국, 조미김 그리고 식후 요구르트.

정말 좋다. 정갈한 음식이다. 노인봉사자가 많이 도와준다.

천천히 늦게 잘 씹어 먹어서 좋다.

또 집에서 식당 가는 길이 운동하는 길이다.

오늘은 복잡한 시간을 피해 갔는데 기다리는 줄이 길다.

복날이 가까워서 인지 삼계탕이 나왔는데 닭 한 마리이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옆에 계신 분이 조미김을 더 먹으라고 내민다.

더 젊은(?) 노인이라고 주는 것 같다.

나는 고맙다고 건강하시라고 덕담을 했다.


오늘 우리 복지관에서는 수백 마리의 닭이 횡사했다.

누군가를 위해서는 또 누군가가 희생된다.


나이 먹으니 젊은 날 좋아했던 고기를 줄이고 있다. 혈압, 고지혈이 있어 음식에 조심하고 있다.

나에겐 술이 문제다. 우리는 술 가문이다.

외식하다 보면 웬 고깃집이 많은지 고기를 빼면 먹을

게 거의 없다. 하긴 술안주에는 고기가 최고이니까.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점차 고기를 줄이려고 한다.


오늘을 위해 희생된 닭 한 마리는 누군가가

먹어주어야 하는 날이다.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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