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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lphin knows May 03. 2023

오랜만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천 년의 주령구 - 소개

상속포기 할 거예요. 이 망할 조상 놈들아!

 

혹자의 삶이 지나치게 고생스럽다면누군가 설거지를 안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한국의 현대사는 19세기 유한계급 양반들이 게걸스럽게 먹고 남긴 설거지를 하느라 이토록 분주한 것이 아닐까요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들까?

일단 대단한 이웃나라들이 장난 아니다. 누구보다 빡세게 사는 한국인들, 여유도 별로 없어서 그저 유튜브 보며 안무, 가창 빡센 K팝 듣고, 위장에 매운 음식과 술을 들이부으며 풀어대는 고달픈 사람들은 남의 나라에 태클 걸 생각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선빵 때린다. 만만한가 보다.

그리고 국내적으로도 똑똑하고 바른 사람이 나와 나라를 안정시키고 사람들을 화합하려 하면, 금세 그 불꽃은 꺼지고 선한 사람과 죄 없는 사람이 이유 없이 죽는다. 혹은 살해당한다.

그러나 만약, 만약 말이다. 이게 미래의 좋은 역량과 기회를 조상 중 누군가가 미리 가로챈 결과라면? 한마디로 자기 자식의 이름을 도용해 빚을 끌어다 쓰거나 몰래 연대보증 서류 만들어서 유흥에 펑펑 쓰는 개막장 아버지같이 말이다. 

신라 말기,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진성여왕의 친척인 김위홍. 그 사람의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그 사람이 굴린 주령구라는 주사위. 그저 평범한 술 놀이에 쓰이는 평범한 주사위에 더러운 저주를 걸어 자기와 자기 후손의 평안과 당대의 지식인과 선한 사람들 미래에 올 수 많은 현인들과 선인들의 목숨과 인생, 좋은 기회를 맞바꾸었다면? 이 이야기는 이런 가정에서 시작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이야기를 몇 번 만들었고 어떤 이야기는 콘진원 본선까지 갔다가 스러지고 어떤 이야기는 출판사 대표와 논의단계까지 갔다가 또 유야무야 되었다.

일단은 역량부족. 핑계라면, 당시 너무 바쁘기도 했고 사회적 이슈에 마음이 팔려서 이야기를 정돈해 내기가 힘들었다. 사건 사고가 많으면 당연히 그쪽에 정신이 팔리고 분노와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꽤 강한편이라 모든 이야기에 그 부분만 오로지 반영되니 내가 봐도 이건 칼날을 그냥 사람들에게 던지는 것과 같다는 결론.

그래서 쉬었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씩은 있어서 다큐리뷰나 내가 경험한 일들을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이 브런치에 적었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조금 용기를 얻었다. 

이제는 픽션이라는 걸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고, 일단은 조금씩 하고 싶은 '만든 이야길'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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