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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 호캉스 즐기기

체코 프라하 - 안델스 호텔

by 유럽집
체코 프라하 여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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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딱 봐도 직관적으로 멋진 곳, 체코 프라하.



아름다운 컬러로 기억되는 도시. 형태를 기억할 필요 없는 도시. 사람이 어떤 상황을 인지할 때 '형태'보다 '컬러'를 더 빨리, 그리고 더 오래 기억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프라하는 '빨간색'이 유독 기억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브런치 북에서 이 아름다운 프라하를 소개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에요.


프라하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게 뭐가 있을까요. 일단은 중세 유럽 제국의 수도 '프라하 성'을 구경해야 하고, 구시가지 광장과, 거기를 가는 길에 지나는 '카렐교'는 꼭 가봐야 하는 곳일 것 같아요. 만약 제가 갔던 시기와 비슷하게 12월이라면 아무 데나 가도 동화책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거예요. (웃음)


저는 공간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래서인지 여행을 계획할 때 역사, 문화, 건축을 공부하고 박물관이나 미술작품 관람을 주로 하는 편이지만 프라하에선 특별한 여행을 해봤습니다. 특별하다고 하니 뭔가 머쓱해지네요. 대단한 건 아니고요, 다름 아닌 '호캉스'입니다.


숙박과 식사는 중요도에서 매번 뒷전이었는데, 프라하에서는 자신에게 선물 같은 일정을 주기로 한 거예요. 그래서 큰 맘먹고 호텔에서 일주일간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봤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좀 후회되기도 했지만, 하루 종일 객실에서 뒹구르르 굴렀던 12월 31일이 너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버렸네요.


지금부터 '체코에서 즐겼던 호캉스'에 대한 여행 이야기를 해드리려 합니다.




Episode. 체코에서 호캉스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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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깨끗하고 안전해서 '아늑한 곳'


호텔에 가면 왠지 '대우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깨끗하기도 하고, 늦게 들어와도 로비에 늘 사람이 있어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만약 시내를 돌다 길을 잃어도 '호텔 이름'만 대면 택시가 쉽게 데려다 주기도 합니다. 비싸지만 그런 면에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유럽여행 다니면서 지갑,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하는 사례가 정말 많은데요 제가 리스본을 여행할 땐 심지어 숙소 앞까지 따라와 열쇠를 꺼내는 순간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했다는 분도 있었거든요. 그에 비해 호텔은 열쇠를 꺼낼 필요도 없고, 로비엔 직원이 있으며 객실은 카드 없이 올 수 없으니 추운 겨울이라도 호텔까지만 도착하면 로비의 적절한 온도가 살결에 닿아 '아늑함'까지 느낄 수 있어요.


확실히 여행은 몸과 마음이 편해야 즐길 수 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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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떨어지면 아니 됩니다"


사극버전으로 헤드라인을 써봤는데 웃으셨나요? 아니면 저만 웃었나요..? (웃음) 여행을 할 땐 비정상적으로 일찍 일어나고, 기운이 펄펄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 있잖아요, 평일엔 시무룩하다가 주말엔 호랑이 기운이 나는 것 같은 기분.


"시간이 아깝잖아요" 저처럼 일을 그만두고 와서 시간이 남으면 모를까, 휴가를 냈거나 일생에 한번 체코 프라하를 오신 분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일어나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특히 여기는 다름 아닌 '체코 프라하'잖아요. 그래서 아침은 꼭 드셔야 합니다.


제가 네 번의 걸쳐, 유럽의 50개 도시를 돌아다녀본 운 좋은 삶을 살고 있는데요, 국가마다 그리고 도시마다 조식의 메뉴의 양과 종류가 다 다른 편이었어요. 영국은 아침부터 소시지, 베이컨, 감자 크로켓 등 아주 푸짐한 메뉴들이 있는 반면, 프랑스와 스페인은 딸랑 빵이랑 마실 거 정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은 비교적 푸짐한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동유럽의 조식 메뉴는 소시지 햄, 치즈가 다양하게 있고요(의외로 햄, 치즈 종류 많아요), 호텔 조식은 특히 다국적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삶은 달걀, 스크럼 볼, 빵, 쨈 등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잘 갖춰져 있어요. 조식 비용은 보통 8천 원에서 1만 5천 원 정도 하는데 어디를 가도 그 정도의 식사비용은 들기 때문에 메뉴 고를 필요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호텔 조식이 아주 좋아요.


조식이 있고 없고는 나아가 여행의 질을 판가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호캉스'를 할 때도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웃음) 더군다나 호텔 조식은 그 나라의 '향'이 강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입맛을 맞춰준다는 장점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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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환기,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는 환경. 그런 편안함.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떤 이유로 여행을 가시나요? 전 이 '호캉스'라는 걸 하게 된 이유도 바로 '글을 쓴다'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전 여행 자체를 '글을 쓰러'가는 것 같아요. 책을 냈냐고요? 아니요. 뭐 언젠가는 낼 거지만 '저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서 여행에 중독됐어요.


호텔에는 보통 책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참 좋아요. 꼭 책을 읽거나 글을 쓰지 않아도 '책상'이라는 장소는 제게 안도감을 주는 가구인 것 같거든요. 어릴 적부터 고민이 있거나 좌절했을 때, 뭔가를 계획할 때와 반성할 때 늘 책상에 앉아있던 습관 때문인 것 같아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집 어느 공간에 특별하게 안도감을 느끼시나요?


편안함과 안락함의 대명사는 역시 화장실. 호캉스를 완성시켜주는 결정적인 요소는 사실 화장실인 것 같기도 해요. (웃음)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그 숙소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은데, 화장실이 깨끗하면 모든 게 아늑하다고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함을 선사하거든요.


객실 안에 있으면 내 허락 없인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상태. 격리된 이 안에서는 '오롯한 나만의 세상' 그런 것 때문에 '호캉스'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그랬어요, 회사에서 내 일을 집중하려 하면 누가 부르고, 전화 오고, 집에 있으면 밥 먹으러 나가고... 사실 여행은 그런 거에서 좀 멀리 떨어져 보려고 가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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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하루쯤, 호캉스를-


여행이라는 게 참 그래요. 온전히 저만의 입장일지도 모르겠지만, 쉬러 가는데 막상 가면 바빠서 예민해져요. 한국에서처럼 계획대로 모가 잘 안되면 화도 나고요, 한국에 있던 일상보다 더 힘들어지기도 하고요. 사실 저도 프라하를 가기 전엔 "아름다운 '르네상스' 건축물들을 마음껏 봐야지"하고 갔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한 달 정도 여행을 하고 도착한 프라하에서 방전이 돼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적절할 때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쉼'이라는 게 꼭 유럽여행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는 거지만 '바쁜 일상'과 격리는 가끔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올여름 한국에서도 어디 멀리 안 가고 '호캉스'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이렇게 하루만 쉬어도 심심해서 다시 나가고 싶어 지는 것 봐선 분명 호캉스를 즐겼던 하루가 '충전'이라는 게 선물을 준 것 같아요.


"그 멀리 체코 프라하라는 좋은 곳을 갔으면서 호텔에만 있었어?"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전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응 그래서 참 편하고 좋았어"


(이렇게 좋은데) 프라하라면 한 번쯤 '호캉스' 어떠신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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