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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인 Oct 19. 2022

7.5. 변환 시나리오 - IKEA -

6.5. 오명 벗고 순환 디자인 리더로 변환 : 이케아(Ikea)     


이번 글은 지난번 6장에서 다룬 '기업의 비즈니스 변환'에 해당되는 마지막 사례이다. 기업이 제품에 내재하는 모순과 갈등을 그 제품 설계와 생산 단계에서부터 구조적으로 변환시킨 사례가 이케아(ikea)이다. 이케아의 변신 역시 이 글의 핵심 키워드인  변환적 사고로 설명 가능하다.  기업에 구조적으로 내재한 문제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상태를 변화시켜 새로운 차원의 구조로서 해결하는 사고가 ‘변환’이다. 따라서 변환하고자 하는 기업은 기존 제품이 가진 구조적 모순을 고찰하는 작업이 최우선적으로 요청된다.


빠른 가구와 과잉생산     


오늘날 우리는 가구를 생각할 때마다  이케아(Ikea)를 생각한다. 이 스웨덴 브랜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저렴하고 깔끔한 가구와 홈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케아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400개 이상의 매장, 약 170,000명의 직원, 9억 1,5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케아는 오랫동안 ‘패스트 퍼니처(fast furniture)’라는 오명이 붙어 있었다. 이케아는 값싼 가구의 붐을 일으킨 대명사이다. 실제로 Ikea의 빌리(billy) 책장은 3초마다 만들어진 적 있다. 고속도로와 같은 이런 빠른 생산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BILLY 책장



이케아 창립자인 Ingvar Kamprad는 1953년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 첫 쇼룸을 열었다. 2018년에 사망한 Kamprad는 마케팅 천재가 되었고 디자인에 민주화 영향을 미쳤으며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의 비즈니스 모델은 가격을 낮추는 볼륨, 거침없는 성장, 그리고 "글로벌 기능적 미니멀리즘(minimalism)"으로 알려진 안전하고 현대적인 미학에 의존했다.     


더 큰 수익 창출을 위해 이케아는  동유럽과 아시아를 찾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값싼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했다. 그것은 효과가 있었다. 예를 들어, 3초에 하나씩 로봇이 만들고 있는 Ikea의 충실한 책장인 Billy 책장이 그것이다. 이 제품은 1978년 출시 이후 가격이 약 3분의 1로 떨어졌다.     


2008년에 Ikea를 그만둔 Stenebo는 "가격을 낮추면 판매가 증가합니다. 우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수요를 창출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관습에 환멸을 느낀 그는 <Ikea: How to be Beyond the World's Richest Man>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서 그는 “이것이 내가 기후변화에 관해 이케아가 논란의 대상이 된다고 한 이유입니다”라고 그는 덧붙인다.      


이케아 매장을 체험하는 고객


과잉 낭비와 버리는 자원       


오늘날 우리가 저렴한 가구를 구매한 댓가로 환경에 대한 비용은 더 크다. 저렴한 가구는 일반적으로 마분지(접착식 목재 칩)로 만들어지고 플라스틱으로 적층된다. 재활용 센터에서는 이를 수거해가지만 재활용을 위해 처리하는 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소각이나 매립이 더 쉬운 경로인 경우가 많다. 가구는 매립지 폐기물의 엄청난 비율을 차지한다.      


이케아의 많은 가구가 매트리스, 소파 및 적층 파티클 보드와 같은 복합 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활용하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BHF가 2019년 10월 2,000명의 첫 구매자와 세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의 3분의 1이 판매되거나 기부될 수 있는 가구를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 퍼니처들의 쓰레기산


- 변환의 작동 단계 -  

(1) 내부 갈등에 불을 당긴 우연적 사건      

(2) 문제적 상황들을 새로운 구조나 관계맺기로 해결 

(3) 모순을 살려서 새로운 해결책 찾기


이케아가 당면한 문제들은 위에서 정리한 바와 같은 변환 과정으로 전개되었다. 다음에서 이케아가 탐색한 새로운 재조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1)내부 갈등에 불을 당긴 우연적 사건

2013년 세계환경기구에서는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IKEA)가 매년 세계 산림의 1%인 1천600만㎥ 이상의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케아가 이처럼 엄청난 목재를 소비하는 것은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속성 이외에 쉽게 조립할 수 있는 값싼 가구와 한정된 수명 등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새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비영리 환경단체 Earthsight가 2021년 5월에 발표한 “Ikea’s House of Horrors” 보고서에 따르면, 이케아는 수년 간 시베리아의 불법 벌목과 관련된 목재를 통해 만든 이케아의 어린이용 가구를 판매하였다. 순드비크 침대, 플리사트 인형 집 등 이케아의 어린이 가구 공급망을 검토한 결과, 가구 제작에 쓰인 소나무 일부는 러시아 환경법을 수차례 위반한 시베리아 벌목 회사들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법적인 관행은 러시아 외곽 지역인 이르쿠츠크의 정치인 Evgeny Bakurov에 의해 관리되는 러시아 회사에 의해 행해졌다. 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보호림에서 약 216만㎥의 나무를 베어 냈다. 이 중 일부가 PTKS란 이케아의 인도네시아 하청 업체로 납품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케아는 문제의 회사들과 거래를 중단했고, 공급망 관리를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러시아 보호림 불법 벌목 현장


문제적 상황들을 새로운 구조나 관계맺기로 해결     

러시아 불법 벌목에 의한 비판으로 인해 공급망을 중단한 사태가 벌어진 이케아는 내부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케아는 지속가능한 전략(Sustainablity)을 세우고 지속가능한 가구업체로 변화하고자 공급망을 변화시키기로 했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모든 목재의 출처를 명확하게 추적하고, 순환 디자인을 통해 제품과 재료의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엇보다 글로벌 공급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회사 전체에 리스크로 돌아온다는 경험을 한 이케아는 전략을 세우고 선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케아는 “모든 목재 공급업체는 목재 기반의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외부에서 요청시 48시간 이내에 합법성과 목재 원산지에 대한 추가 증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했다. 요컨대, 회사의 ‘목재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원산지 추적이 가능하도록 변경한 것이다.     



나아가 공급업체 행동강령인 IWAY 표준을 세워 공급자를 관리하며 산림관리협회(FSC) 및 세계자연기금(WWF)와 같은 이해당사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비영리 환경보호기구로부터 책임있는 삼림관리를 받기로 한 것이다. 또한 이케아는 영국 왕립식물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DNA 기반의 나무 종 식별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자원 순환을 통해 쓰레기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2020년 기준 이케아가 만든 목재 쓰레기는 100만톤에 이른다. 그 가운데 67.2%는 목재조각과 기타 목재 등으로 판매했고, 나머지 32.8%는 이케아 공장의 난방을 위한 바이오 연료료 사용했다. 그 외에도 재활용 목재를 이용한 신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3) 모순을 활용한 새로운 재배열(제품디자인) 찾기 


이케아 가구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환경 이슈에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나라이다. 이런 민감한 독일에서 이케아의 매출이 가장 높은 이유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패스트 퍼니쳐에 대한 비판, 불법 목재 공급망 문제를 겪은 이케아는 아예 가구를 설계할 때부터 지속가능한 '순환'을 고려한 디자인을 하기로 제도를 변경하였다. 제품 자체를 미래를 위한 원자재로 보고 처음부터 용도 변경, 수리, 재사용, 재판매,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기로 한 것이다.


가령, 수납 가구는 모듈식 디자인으로 조립, 수리가 간편하고 필요에 따라 부품을 추가할 수 있다. 같은 옷장 내부도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성하거나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글로벌 가구 회사인 이케아는 자연 생태계에서 길러진 나무를 대규모로 벌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나무가 낭비되고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한번 사용된 가구를 지속 가능하게 재사용, 재판매, 재활용할 수 있도록 순환시키는 디자인 설계 구조를 새롭게 발명한 것이다. 모순을 피할 수 없다면, 그 모순을 적극적으로 살려서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변환적 사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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