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궁은 안녕하십니까?
병원에 가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재 검사를 했다. 내 생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군. 다행히 암은 아니었지만,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가 발견되어 양성인지를 다시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양성인지 음성인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양성 일리는 없으니까. 또 암에 관한 가족력도 없으니까.
자궁 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지 않았었다. 성 경험을 한 후에 맞으면 효과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던 것 같아서. 내가 자궁경부암에 대해 알게 된 시기는 20살이 되고 나서야, 경험을 하고 나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20살 이후 3년 간격으로 두 번 받았던 검사에서도 이상 없음으로 나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상이 없을 줄 알았다. 예방 주사가 필요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암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불안함은 들었다. 의사 선생님께 물었다. “지금이라도 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으면 괜찮을까요?” 의사 선생님은 맞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100퍼센트의 확답도 맞지 말라는 말도 아닌 애매한 대답을 했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듯했다. "오늘 놔주세요." 그 순간은 가격도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다 맞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 주사 참 비쌌고, 마케팅에 내가 또 속아 넘어간 걸까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야 다시 돌아보니 의사 선생님도 100퍼센트 확답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 들지 않았고 아프지 않고 싶다. 최선을 다해 아프고 싶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맞아둘걸.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는 100% 예방은 아니라고 한다. 주사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종류에 따라 몇 가지 바이러스가 예방이 되고 모든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예방 주사는 아직 없다고 했다. 이렇게 들으니 꼭 맞아야 하는 건지, 그래도 맞아 둬야 하는 건지 이런 상황에서도 헷갈렸다. 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종류에 따라 10만 원 중후반, 1~3회에 걸쳐 맞아야 하니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맞는다고 해서 모든 세포 바이러스를 예방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정확하게 어떤 주사가 어떤 바이러스를 예방해주는 건지 바이러스에 걸린 나도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찾아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