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렌트비가 무서워
10. 토론토 렌트비가 무서워
내 여행 스타일은 이렇다. 1. 목적지와 날짜를 정한다. 2. 왕복 교통편을 구한다. 3. 숙소를 알아본다.
지금까지 1과 2는 정해졌다. 목적지는 캐나다, 토론토. 날짜는 8월 20일. 언제 돌아올지는 안 정했으니 왕복은 아니지만 교통편은 에어 캐나다로 티켓 예매도 마쳤다. 남은 것은 3번, 숙소였다.
처음 토론토에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흔히 물었다, 혹시 캐나다에 친인척이 있느냐고. 혹은 아는 사람이 있느냐 아니면 친구라도 있냐. 꼭 아는 사람이 있어야만 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갸우뚱하며 없다고 대답하면 다들 용감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글쎄, 내가 정말 용감했을까? 무모했던 건 아닐까?
숙소를 구하려 구글 맵을 매일 같이 들여다봤다. 내가 다녀야 할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그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사는 동네는 어디인지, 토론토 다운타운은 어딘지 등등. 가보지 못한 동네에 대해서는 환상도 잘 생기지 않는다. 거리감을 알 수가 없어서 도통 정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시세도 감이 안 잡혔다.
자기 집이 아닌 이상은 토론토에서 주거 환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 건물이나 공간을 전체 빌려 혼자 사용하는(혹은 친구들 여럿이 함께 빌려 함께 생활하는) 전체 렌트(리스), 두 번째로 누군가의 집에, 혹은 누군가가 이미 빌린 집, 공간의 한 방만 빌려 쓰는 룸렌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먼저 렌트로 살고 있는 공간에 당사자가 없는 동안 임시로 거주하는 서블릿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거주 형태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전체 렌트가 단연코 제일 비쌌고 룸렌트와 서블릿은 비슷한 가격이거나 서블릿이 종종 더 저렴했다. 아무래도 서블릿은 단기 거주 형태거나 기간 제한이 있어 그런 모양이었다.
임시 숙소를 구하는 것이니 전체 렌트는 단연코 내가 선택할 옵션은 아니었다. 돈도 없었고. 룸렌트나 서블릿, 혹은 에어비앤비나 호스텔 정도가 내 선택지에 있었다.
현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인터넷 정보에 의존했다. 캐나다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다음 '캐스모'와 네이버 '캐사사' 카페를 들락거리며 정보를 확인하고, 동네 시세를 살폈지만 뭘 찾아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다보니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며 살피던 와중에 세네카 한국인 단톡방에서 이런 걸 발견했다.
곧장 연락을 취해 방 사진을 받아봤고, 기간과 가격을 확인했다. 마침 내가 비행기를 예약한 기간과 비슷했고 가격은 유학원에 물어봐서 꽤 합리적인 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고민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고, 계약금은 한국 계좌를 통해 이체했다.
숙소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지낼 때도 느꼈지만, 한국처럼 '전세'라는 제도가 없어서 매달 내야 하는 렌트비가 참 만만치 않았다. 임시 숙소 서블릿으로 구한 곳이긴 하지만 6주(한 달 반)에 2000 캐나다달러, 어림잡아 환율을 계산해 봐도 한국 돈 약 200만원 가까이다. 룸렌트로 구한다고 해도 한달에 최소 600불 정도는 염두에 둬야 하니, 생각만으로도 아득해지는 돈이다. 게다가 토론토는 캐나다 내에서도 렌트비가 비싼 편에 속한다고 했으니 거주비용으로 어느 정도의 출혈을 감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캐나다에서 취직을 하고 영주권을 따고, 그래서 돈을 모으고 집을 사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한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집을 사는 날이 올까? 너무 아득하고 먹게만 느껴진다. 내가 용감한 사람인지 무모한 사람인지는 시간이 알려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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