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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 차이와 차별 그 중간쯤

#17

by 복지학개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돈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 성별로 다르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고 이것은 틀린 행동이다.'

이처럼 다르다와 틀리다는 확실하게 다른 의미와 뜻을 가지고 있다.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은 자신들과 비교했을 때 다르다고 느낄까 아니면 틀리다고 느낄까.

다름은 우리의 생각에 틀림으로 자리하고 있는 무의식적 적패이고 고정관념이 되어버린지 너무 오래되어버렸다.

어떤 뉴스에서 한 장애인이 장애인들이 편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과 장애인이 편견 없이 비장애인과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으로 시위를 하고 있는데, 어떤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금 이런 행동이 나쁜 행동으로 사회에 비칠 수도 있다는 질문을 받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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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은 건, 세상이야."



"나쁜 장애인이 되어도 우리의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앞으로도 나쁜 장애인으로 살겠습니다."

그들은 비장애인들이 주축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 즉 사회에서 다른 생명체인가 아니면 틀린 생명체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누구나 이 세상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푸른 잎사귀가 산을 뒤덮으며 산세는 어느덧 회색에서 연두빛깔로 자신을 포장해가기 시작한 요즘이다.

일을 하면서도 짬짬이 검색을 통해 발달장애인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 세상의 정보를 얻으려 노력한다.

그러다 아주 흥미로운 제목의 기사를 확인했다.

"프랑스 ‘발달장애’ 용어없다? 직업훈련 눈길"

혁명의 나라이자 국가의 부조리를 시민들의 피와 투쟁으로 쟁취한 세상 유일의 개벽(開闢) 국가의 선진화된 장애인 의식이 궁금해지는 기사 제목이었다.

기사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프랑스는 2005년 2월 11일 법에 의거해 장애를 크게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심리적 장애' 등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프랑스는 발달장애라는 개념과 별도의 용어도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정신적 장애와 인지적 장애로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발달장애를 포괄하고 있으며 이에 맞는 직업훈련을 통해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한다.

이 기사의 내용을 보고 나는 굉장한 흥분과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달장애를 또 하나의 장애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치료와 케어(관리) 차원의 정책만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과 너무나도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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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용이 많이 들까 봐?"



프랑스에서 정신적 장애인 또는 인지적 장애인이 직업훈련을 받을 때는 2017년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특정인력을 배치해 전 과정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결정을 도와주는 동행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장애인도 하나의 직분을 담당하며 사회의 구성체로 살아가길 희망하에 정책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아닌, 장애인도 당연한 시민이고 국민이며 생산체이기 때문에 일을 해고 자립생활을 가져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나라와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지 않는가?

당장 우리나라의 발달장애인 문제만 살펴봐도, 핫한 이슈는 '탈시설'이다.

탈시설이란 시설에서 지내던 장애인들이 본인의 선택으로 개인의 자유, 자율성, 사생활을 보장받고 소득 및 서비스를 지원받으며 사회의 일원으로 주체성을 가진 존엄체로 살아갈 권리를 의미한다.

탈시설을 선택한 장애인들의 생활은 막연하고 막막할 것이다.

자신들의 삶은 그동안 시설이라는 곳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 등으로 익숙해졌던 일과를 스스로 해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이동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해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은 저상버스가 부족하여 탑승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취업을 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지만 발달장애인이라는 선입견이 발목을 잡는다.

'회전문 현상'이라는 것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문제점을 사회에서 책임져주지 않는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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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국민이고 유권자인데..."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프랑스는 장애인도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비장애인이 누리는 사회적 서비스에 버금가는 정책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비장애인들의 선심성 정책으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현실이 가슴이 아프다.

이건 우리나라 모든 발달장애인들의 현실이며 앞으로 혼자 서기를 해야 하는 갑자기의 문제이기 때문에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아빠의 마음에 상당한 고민거리가 되어버렸다.

왜 사람들은 다름을 틀리다고 생각해야 하며, 틀린 것은 자기들이 이해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

내 아들 갑자기가 나 없는 세상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어야 하고 프랑스처럼 정책적으로 개혁이 필요하다.

나는 그 일을 주관할 수 없지만,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 소리 내면...

차이를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차이와 차별 그 중간쯤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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