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했던 나의 실패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매일 답하겠습니다.

by 글터지기

최근 개인적으로 아쉬워하는 일이 있다면,

그간 써왔던 일기나

마음깊이 담아두었던 기록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지치고 고단했던 일상을 고스란히 적어두었던

혼자만의 SNS 비밀 공간,

한 때 함께했던 인연과의 소중한 추억,

일터에서 불현듯 스친 생각을 기록했던 메모장.

이 모든 기록들이 그렇습니다.


돌이켜 보면 살아오는 동안

비 자발적 이사와 근무지 이동을 반복해 오면서

그 기록들은 하나둘 흘러가듯 사라졌습니다.

때로는 다시 들춰보기 싫다는 객기로

스스로 파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그 기록을 마주하는 일이

숨 쉬지 못할 통증이었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내 실패의 증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애써 외면했습니다.

되돌아보는 일 자체가

다시 그 어둠으로 침잠하는 일 같았으니까요.


다른 이에게 내 인생을 인정받길 원하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라는 시선을 원했습니다.

더 괜찮은 사람, 더 나은 삶을 사는 사람처럼요.


하지만 정작,

저는 저를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함께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물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넌 지금 괜찮니?"


이 물음이 마음에 담긴 건, 어제저녁

소위 작가님의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중

「언제나, 내 곁엔 내가 있다는 걸」을 읽으면서입니다.


'나를 배신하지 않으려 한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자 죽을 때까지

함께해야 할 대상이므로,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에 번개가 쳤습니다.


그간 지우려 했던 '나의 실패'는

결국 내가 살아온 희망의 증거는 아니었을까.


좋은 질문은 나를 성장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넌 지금 괜찮니?"

매일 조금씩 이 질문에 답해보겠습니다.


모두, 지금 괜찮으신지요?

오늘은 괜찮은 하루 만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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