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희 Apr 01. 2024

모임 운영 실패 사례(1)

feat. 독서모임



 태생적 내향형이지만 어쩌다 보니 모임을 직접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처음 모임장을 하게 된 이유와 그동안 모임을 운영하며 느낀 부분은 이전 포스팅('모임장은 처음이라서요', '모임 운영하며 알아야 할 것', '실패 확률 줄이는 모임 구성법')을 참조 부탁드립니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운영해서였는지 지금까지 대체로 모임원들에게 '체계적인 모임인 것 같다', '모임 운영이 전문적이다'와 같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틀이 잡히기까지,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공중분해(?) 되었던 모임도 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독서모임 운영 실패입니다. 처음 진행한 영어 스터디 모임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호기롭게 시작한 모임이었는데요.


 진행했던 모임 개요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독서모임]

1. 모임 인원: 총 8명

2. 모임 일정: 격주 평일 저녁 진행

3. 모임 장소: 인근 카페

4. 모임 도서: 자유 도서


 그런데 모임을 네 번 정도 진행한 이후에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구성원 간의 마찰 원인이 가장 컸습니다. 모임에 두 명 정도 독특한 분이 있었는데, 그 모임원들로 인해 모임을 그만두는 사람이 생겨났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그분들이 가장 열정적으로 모임에 참여하였고, 새로운 인원을 충원한다고 해도 그분들이 계속 남아있는 한 동일한 현상이 반복될 것 같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 또한 지쳐서 ―운영 초반인지라 컨트롤하는 요령이 부족했기도 했고― 모임 운영을 관두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패인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패인, 자유 독서로 진행한 점

 독서모임의 특성상 모임장으로서, 소개하는 책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진행이 원활합니다. 저는 사실 '책 읽는 습관'과 '생각 공유'에 주안점을 두고, 적은 양이더라도 조금씩 책을 읽어오자는 취지에서 자유도서로 진행했는데요. 그랬더니 확실히 책 내용을 나누는 시간에, 생각이 모이기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모임원으로서는 본인들이 잘 모르는 책이 나올 때 집중이나 공감하기 어려워했고, 모임장으로서는 모임원이 소개하는 책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경우, 적절히 반응하거나 의견을 확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죠.


두 번째 패인, 시즌제로 진행하지 않은 점

 인간관계에서 시작과 끝이 중요하듯, 모임 역시 첫 만남과 끝 매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모임을 시즌제로 진행하면 처음과 끝을 신경 써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기한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언제까지'라는 매듭이 없다 보니, 오늘 안 오면 다음에 가면 되지, 라며 결석하는 인원도 점점 많아지고요. 시즌제로 진행하게 되면, 참여 기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그 기간 동안 가급적 일정을 비워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임장 입장에서도 혹시나 독특한(?) 모임원이 있을 경우에, 리셋하고 다음 시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세 번째 패인, 디파짓을 걸지 않은 점

 최근 운영하는 모임들은 모두 디파짓을 받고 있지만, 이때만 해도 별도의 보증금을 책정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디파짓을 받는다고 해서 좋은 사람들만 들어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확실히 보증금을 소액이라도 걸고, 모임에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해 제한하면, 어느 정도 걸러진 인원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모임 중간에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대처하기 용이합니다. 

 디파짓을 설정할 경우에는 모임 중간에 고지하면 반발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모임원 모집 단계에서 공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첫 모임에 디파짓 설정 의도와 환급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 모임원들 동의 하에 진행합니다.





 

 글을 쓰며 기억을 돌이켜보니, 제가 더 노련하게 대처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당시에는 저도 모임 운영 경험이 많지 않아서 미숙했던 부분도 있었고요. 아마 다시 독서모임을 운영한다면, 이전과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무의미한 실패는 없다고, 이 모임 이후에 점점 운영 노하우가 쌓여갔습니다.



.

.

.


지금 모임 개설을 계획 중인 분들께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다음 포스팅에는 두 번째 모임 운영 실패 사례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럼, 오늘도 행운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실패 확률 줄이는 모임 구성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