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대학 동기들과의 만남

by 기억


J와 함께 서울로 가는 길. 합정에서 대학교 동기들을 만나 청첩장을 주기로 했다. 추석 연휴로 인해 멈췄던 청첩장 모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현재 내 상황이 어떻든 토요일이고, 날씨도 좋고, 같이 차를 타고 가는 길에 가을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먼저 도착한 덕분에 카페에 가서 아이스 라떼를 마셨다. 합정도 참 오랜만이다. 대학생 때는 합정까지 광역버스를 타고 다녀서 매일같이 드나들었었는데. 메세나폴리스에서 혼자 쇼핑을 하고, 카페에 가는 걸 좋아했었다. 오랜만에 합정에 오니 참 새록새록하다.



친구들을 만나서 바로 옆 가게인 감성타코에 갔다. 여기도 참 오랜만. 또띠아에 야무지게 싸서 먹으니 예전 그 맛이 나서 반가웠다. 난 지금 분명 다이어트 중인데, 결혼 직전에 청첩장도 돌려야 하고. 참 쉽지 않다.


약 반년 만에 만난 친구들은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새로운 일에 적응하며, 관계의 변화를 맞이하며, 또 이제는 서른을 보낼 준비를 하며. 같은 학교 같은 학과를 나온 친구들이지만 하는 일은 정말 제각각이다. 살아가는 모습도 모두 다르고. 그럼에도 분명히 공감대가 있어서 만날 때마다 큰 위로를 받는다.


우리는 만나면 각자의 일에서 힘든 점에 대해 자주 얘기했었다. 이번에도 친구들은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굳이 일을 그만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안다고 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 하지만 굳이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내 결혼 청첩장을 주려고 만난 자리이니 만큼 굳이.


다음에 만날 즈음에는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있을까? 결혼해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집에 돌아와서 금요일에 산 로또를 맞춰보았다. 정말 아무런 기대 없이 QR코드를 찍었는데 만 원이 당첨됐다. 오천 원에 당첨된 적은 몇 번 있어도 만 원은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투자 대비 수익이 좋다. 아싸 로또 1등 당첨의 기회를 두 번 더 얻게 됐다. 로또와 함께 산 연금 복권의 결과도 너무 기대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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