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아들아
초등학생 아들의 한 학기가 끝났다. 어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여름 방학이다. 아들이 엄마 아빠를 부른다. A4용지를 가득 꽂은 파일철을 가방에서 꺼내더니, 한 장씩 꺼내어 보여준다.
1학기 동안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이다. 수학, 사회, 과학, 국어, 법정 각본(?)까지 다양한 활동의 흔적들이다. 점수가 적힌 종이에서는 왜 100점이 아니냐며 놀리면 그래도 자기보다 낮은 친구들 많다며 뽐내는 여유로움도 보여준다.
한 장씩 담긴 아이의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아이도 참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에 대견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아이의 글 하나가 눈에 띈다.
엄마가 먼저 읽어보더니, 깔깔대며 아빠보다 훨씬 글 잘 쓴다고 아이 칭찬과 아빠 조롱을 뒤섞는다. 건네받아 읽는다.
“이거,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어. 모두 웃었어”
난 이제 학교에는 갈 수 없다.
*아이에게 저작권료는 지불했다. 원문 그대로 옮긴다.
<5키즈 온 더 블록> 작가 : 허xx
[시청률을 확보하라!] 나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썰 풀기
제목 : 젖은 양말
주말인데 집에만 있어서 밖에 나갔는데 옷을 두고 와서 아빠가 갔습니다. 근데 택배 차가 갔다 왔는데도 나오질 않아서 걱정이 됐습니다. 5분 있다 아빠가 나오자 “왜 나오지 않았어?”라고 묻자 아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밀인데.” 궁금해서 말하라고 했더니 “옷을 챙겨서 나왔는데 오줌이 마려워 들어가 급한 나머지 실수로 양말에 싸서 양말을 빨고 발을 씻어서 늦었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속이 시원하고 웃겨서 엄마한테도 말했는데 양말에 오줌 싼 것 보다 변기에서 일어나서 샀다고 머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