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놔줘.
니체 때문에,
쇼펜하우어 때문에,
일주일을 쉬고 싶었다.
하지만 이틀만 쉰다고 했다.
늦어도 수요일에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다.
아 망할 자본주의.
태어나는 순간 내 발에 단단히 채워진 족쇄,
그리고 어딘가에 고정되어 늘어진 사슬.
내 사슬의 길이는 딱 그만큼이다.
이틀.
이 망할 자본주의 속 호위무사들.
그들을 증오하다가 이내 비웃는다.
단테 덕분에.
그런데 우리는 알 수 없다.
그 사슬 끝 어딘가는
서로에게 묶여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