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988 Lean Self Management

by Noname

얼마 전 팀원분이 나보고 '와.. 팀장님 갓생 사시네요.'라고 말했다.


'갓생이 뭐예요?'


가령 새벽에 기상하여 책을 읽고,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생산적으로 하루는 보내는 방식을 의미하는 신조어라고 한다.


자기 주도적으로 생산적인 삶을 사는 것이 워너비가 되었다고 한다.

'웰빙'을 잘못 받아들이고, '소확행'하던 방식에서 다시 '갓생'이 유행이라나...


코로나 시대에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게 다시 '멋짐'의 상징이 되었다니

세상은 그대로 두면 역시 알아서 돌아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뭔가에 빠지면 누군가의 말씀처럼 '중독'되어서 해버린다.


근데 그게 중독이라기보다는

그냥 머릿속에 '그것'하나만 입력되어 있는 상태가 되는 게 맞다.


몸이 허약한 체질이라 운동을 안 하면 바로 티가 나는 편이다.

그런 내가 코로나19 핑계로 1년 넘게 운동을 안 했으니, 탈이 나도 크게 났다.


작년 11월부터 헬스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운동을 안 하면 바로 티가 나는 스타일의 사람들은

운동을 하면 또 그게 바로 티가 난다.


20대에 늘 하던 말이 '내 맘대로 되는 건 복근뿐'이었다.


그렇게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회사 업무로 저녁에 운동을 못하게 되면

불필요한 감정 낭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게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어느 때는 헬스장이 9시에 문을 닫아버리니,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새벽 6시에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다.


6시에 운동을 가자니, 운동 전에 프로틴과 바나나를 30분 전에 챙겨 먹어야 하고,

그 전에는 여름부터 꾸준히 해오던 10분 요가가 있었고, 하루 5분 일기장이 있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지키지는 않을 지라도 하루 계획을 세워야 속이 편한 스타일이니


어쩌다 보니 기상 시각이 4시 50분이 되었다.


그런데 4시 50분부터 헬스장에 도착하는 1시간 10분간의 시간이

어느 날에는 모자라고, 어느 날에는 남는 것이다.



그래서 결부한 게 린 생산방식이다.

린(Lean)은 도요타 자동차의 생산 방식으로 '낭비제거'가 모토이다.


아침에 프로틴을 타면서

뚜껑을 잘못 닫아 흘린다거나 흘린 프로틴 때문에 옷을 갈아입는다거나

프로틴 물병을 찾지 못한다거나


혹은 차키를 제 위치에 두지 않아서

혹은 볼펜을 찾지 못해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두지 않아서

운동복을 꺼내 두지 않아서,

양말을 찾다가


그야말로 나비효과였다.


매일매일 한 가지씩 발생하는 불필요한 인터럽트에 의하여

내가 헬스장에 도착하는 시각이 6시 정각이었다가 6시 13분까지


어차피 8시 5분에는 씻으러 들어가야 회사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더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전날 하나씩 다 체크해서 준비해두기 시작했다.


프로틴은 물병에 타서 뚜껑을 꼭 닫고 충분히 흔든 뒤,

하루 5분 일기를 쓸 책상 위에 둔다.


펜은 늘 있던 위치에 두고, 일기장 역시 마찬가지

아이패드는 하루 요가를 위해서 거치대에 끼워 둔 뒤,

근처에 펜슬을 두고 다음날 아침 요가를 마친 후

일기장과 아이패드를 같이 꺼내 두고

화장실에 가는 사이 물을 덥히고,

나오는 길에 뜨거운 물 50%, 차가운 물 50%를 섞어 들고 와

물을 마시며 일기를 쓰고, 프로틴과 바나나를 먹으며 하루 계획을 세운다.


그 후에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그대로 회사 가방과 운동가방을 챙겨 들고

차키를 챙겨 들고나간다.


헬스장에서 쓸 텀블러, 에어 팟은 운동가방 그물주머니에 넣어둔다.



이 모든 건 무의식적으로 몸이 하게 습관화해야 한다.

그래야 낭비제거가 된다.

이 모든 건 내 선에서 통제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오늘 아침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2개 발생했다.

하나는 헬스장이 늦게 문을 연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간 격리로 인해 구석에 있던 내 차 앞에 아랫집 차가, 그 옆엔 옆집 차가 버티고 있어

결국, 걸어서 헬스장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그때도 그 상태여서 걸어서 회사에 간 사건이다.


보통은 둘 중 하나의 차가 8시경에 나가는데

오늘은 두 대의 차 모두 나가지 않았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그럴 수 있지.', '어쩔 수 없지.'

'자,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현명하게 보낼 수 있을까?'


헬스장 복도에서 런지를 하려는 순간, 헬스장 문이 열렸다.


주차장에서는 전날 밤 농담으로 동생에게 '기름값도 비싼 데 걸어다닐까봐'했던게 생각나서

그냥 걷기로 했다.

(물론, 이미 유산소 35분을 한 상태이고, 코로나 후유증도 있어 버스정류장까지 20분만 걷고, 버스를 탔지만)



Lean self managemen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고 하니

감정의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찰나의 감정에 끄달리는 순간

나비효과보다 어마 무시한 폭풍, 즉 어마 무시한 시간 낭비가 발생한다.


가령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에 분노하고 짜증을 내는 그 시간이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나의 모든 패턴을 깨버린다.


그럼 거기에 오만가지 잡생각들이 삽시간에 끼어들어서

오디오북 켜는 걸 잊어버린다거나,

헬스장에서 씻으러 들어갈 때, 수건을 들고 들어가지 않아

옷을 다시 입고 수건을 가지러 다시 나간다거나...

그렇게 3분가량의 시간을 허비하게 되기도 한다.


3분의 시간 허비가 3번만 발생해도 9분이다.


6시 정각에 도착해서 무산소 60분을 할 수 있는데

51분밖에 못하게 된다.


그러니까 윗몸일으키기를 30개 3세트와 이두근 운동 20개 3세트를 할 시간을 잃는 것이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그러다가 Lean self management라는 것을 떠올리게 됐고,

점차 생활에도 적용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적의 활동을 한다.


이는 재작년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더더욱 몸에 배였는데


코로나 19 상황에서 갑자기 교육 사업을 떠 맞고,

갑자기 교육환경이 바뀌고,


그저 상황에 주어진 조건 중 최적의 안을 찾아서 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닥치는 대로 사는 건 아니다.


이미 고등학생 때, 사회 시간에 배운 새마을 정책 이야기를 듣고

'이상아 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사는 사람이다.


하지만 비전과 방향과 목적이 있는 한,

전략과 전술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특히나 실행단계에서는 민첩하고 유연하게 적용 가능한 방식을 수행하는 게 최선이다.


감정을 내면에서 녹여내는 방법을

최근 배우고 있다.


언젠간 마음 없이 마음을 내어 쓸 수 있는 어른이 되어있겠지


성공적으로 lean self manangement를 체계화하고 나면

언젠간 해당 주제로 책을 낼 수 있는 내공이 생기겠지


그러고 보면 기술사 공부할 때가 그랬다.

그땐 정말 농담조차도 IT 토픽이었다.

재밌었는데.


린 생산의 다섯 가지 핵심 원칙

1. Value

2. Value stream

3. Flow

4. Pull -> Just In Time

5. Per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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