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unst Yul Sep 20. 2019

첫 디자인 프리랜서

일단 해보다


일단, 나의 짤막한 결론은 ‘한 번이면 족하다.’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자의로 백수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번아웃(burn out) 상태라, 쉬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백수생활 1달 반은 말도 안 되게 순삭이었다. 더 잘 쉬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백수 라이프사이클을 재정비할 때쯤 흔히 꿀이라고 말하는 ‘꿀 프리’ 제안이 들어왔다.(*꿀 프리 : 어렵지 않고 쉬운 일자리)  


제안받았을 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머뭇거렸다. 그런데 하게 될 프로젝트도 좋았고, 프리랜서를 안 해본 나로선 궁금하기도 해서 하겠다고 하고 지금 3주가 흘렀다.


처음에 결론을 말했지만, 나의 첫 프리랜서로 느낀 점은 회의적이다. 나의 글 주제가 될 만큼 느낀 부분이 많았고 큰 경험이다. 모든 프리랜서가 모든 TF팀의 프리랜서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내가 느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디자인을 잘하고 싶고, 배우고 싶고 좀 더 디자인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것이 내가 일을 할 때 일을 대하는 에튜티드이다. 그런데 프리랜서는 그렇지 않았다. 맡겨진 일만 하고, 그 이외 것들은 책임지지 않고, 프로젝트가 연기되면 대가를 요구하면 된다. ‘공을 넘긴다’라는 말이 있다. 서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뜻으로 쓴다. ‘내 잘못 아니야 타 팀에서 지원이 안됐어. 이야기해주지 않았어’ 등 협업보다 각자 살아남기 위한, 프로젝트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탓이 많아 보이는. 설사 TF팀이라 해도 서로 놓치고 있는 부분을 함께 체크해주고 프로젝트가 잘 될 수 있도록 서로 영역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해주는 거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프로젝트 협업은 프리랜서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디자인적이 부분이다. 선임이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잘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신다. 프리랜서는 프로젝트팀에 대한 소속감이 부족한 상태로 디자인을 잘할 수도 집중할 수도 없다고 생각이 든다. 막무가내로 디자인만 생각하면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고, 기획, 서비스에 맞게 디자인적인 이야기를 조금은 과감하게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생각보다 굉장히 수동적이고 방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여러 상황이 엮여있어 보이긴 하다,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의 관계, 혹여 잘못된 결과에 책임을 회사가 고스란히 가지고 갈 수도 있을 상황, 등 그러나 내 글은 디자이너 입장에서 말하고 있다)


참, 첫 프리랜서였는데 내가 생각하는 영양가 많고 달콤한 꿀이 아니라 살만 찌는 꿀이었다.


* 다른 분들은 내가 특이한 프로젝트를 한거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포트폴리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