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이 지속하는 법
"79.9kg"
어느 날 아침. 무심결에 올라간 먼지 쌓은 체중계는 인심 쓰듯 후한 점수를 줬다.
후한 건 체중계가 아니라 내 뱃살임을, 놀라서 고개를 든 내 앞의 거울이 말해줬다.
173cm - 79.9km = BMI 26.7, 과체중 상단선인 25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생애 최대 몸무게를 찍은 그 날. 다행히 8자는 보이지 않았던 그 날.
내 인생에 80kg은 없다고 다짐했다.
10대 시절에는 살이 찔 틈이 없었다. 쉼없이 놀고, 걷고, 운동하고, 공부해서 60kg후반대를 유지했다.
정확히는 60kg 후반대라고 생각한다. 몸무게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고 살만큼 건강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흥청망청 술마시면 놀다보니 1년 만에 75kg까지 늘었고,
군대 제대할 즈음엔 성인 된 후 최저점인 64kg까지 내려갔다.
복학후 다시 1년 만에 70kg 까지 늘었고, 회사를 다니며 차를 산 후 75kg까지 늘었다.
결혼 즈음엔 다이어트와 러닝으로 72kg으로 감량 성공
결혼 후 편한 삶과 첫째가 태어난 후 나다니지 않은 결과 꾸준히 우상향하여 -주식이나 좀-
결국 그 날 79.9kg 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된 건 8할은 술이라 생각한다.
대학,취업,회사생활,연애,육아 전 기간에 알알히 박혀 있는 술자리가 문제다.
으례 그렇듯이 나도 술을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한다.
이건 내 인생에서 포기 하기 힘들다. 요즘 친구들처럼 취미가 다양하지 못하고,
과거에도 지금도 모든 행사,이벤트의 끝은 술이다.
솔직히 알콜의존증 초기라 생각한다.
그럼 이 좋아하는 술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건강한 몸을 유지 하는 것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안전하게 마시는 것.
그래서 시작했다. '간헐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
포인트는
1. 평생 할 각오로 지속가능한 수준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
2. 그 수준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이어야 한다는 것
3. 실행하기 간편해야 한다는 것
지금으로 부터 4년 전 시작한 나의 간헐적 단식 방법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주2회 저녁포함 24시간 단식"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원래 아침을 안먹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기에,
사실상 저녁 한 끼만 안먹으면 된다.
주로 화,목에 하는데, 화요일 점심을 먹고 저녁을 굶고 수요일 점심을 먹는 방식이다.
단식 초반에는 저녁시간이 너무 길었다. 다행히 집에는 할 일이 많다. 청소도 하고, 정리도 하고, 수리할 것도 많고, 빨래도 개고, 애들과 보드게임도 하고, tv도 보고, 공부도 하고, 산책도 하고...
그래도 음식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날이면, 아메리카노 한잔 마신다거나, 땅콩 세 알 정도 먹고 30분만 지나면 배고픔은 사라진다. 가짜 배고픔인 것이다.
가장 큰 팁은 이른 취침이다.
간헐적 단식에 있어 유명한 문장이 있다.
'잠은 훌륭한 단식이다'
빨리 자라. 많이 자라. 건강도 지키고 단식도 성공하는 길이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이보다 좋은 단식은 없다.
먹는 양이 줄었으니 한 달만에 2kg이 빠졌다.
단식하는 화,목을 제외하고는 제한 없이 먹는다. 술도 음식도.
그래야 지속할 수 있다. (중요)
그래도 빠진다. 1끼에 2끼분량을 먹지는 못하니 빠진다.
6개월만에 6kg이 빠졌다. 감량과 더불어 속쓰림이 사라졌다.
조금만 많이 먹어도 더부룩하고 체한 것 같은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도 얻었다.
최소한 일주일에 세번은 인바디 기능이 있는 체중계로 데이터를 쌓는게 좋다.
비싸고 정확한 체중계가 아니라 추세만 확인하면 되니 5만원 이내로 사라. 요즘 싸고 좋은것 많다.
참고로 나는선물로 받은 'YOI 체중계'를 쓴다.
아이폰 건강어플과 연동되기에 한눈에 몸상태의 추세를 볼 수 있다
'측정 히스토리'를 보면 최근 4년간 모든 지표가 좋아졌다.
체중,체지방율,근육량,내장지방,신체나이 등 모든 지표가 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8kg감량에서 멈췄다.
인풋과 아웃풋이 72kg에 맞춰진 것 같다. 이 정도면 성공이라 생각하고 4년째 진행 중이다.
최근엔 욕심이 생겨 일주일에 두세번 러닝을 3km, 6분/1km 페이스로 했다.
두 달만에 3kg이 더 빠졌다. 뱃살이 사라졌다. 그럴리 없지만 감량된 3kg의 대부분이 뱃살인 것 마냥 뱃살이 사라졌다. 69kg이 되자 옷 태가 난다. 사놓고 못입은 옷들에 손이 가기 시작한다.
68kg이 되자 보는 사람들 마다 살빠져서 보기 좋다고 한다.
기분이 좋다 ▶ 운동을 더한다 ▶ 건강해 진다 ▶ 기분이 좋다 ▶ 술을 맘 껏 마신다 ▶ 기분이 좋다.
암튼 기분이 좋다.
제일 좋은 건 술과 음식을 먹는 양은 예전과 거의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절대적은 양은 줄었다. 간식,야식과 같은 쓸데 없이 먹는 걸 줄이고, 먹고 싶은 것만 양껏 먹기에 비슷하게 느껴진다.
간헐적 단식은 위의 capa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어보인다.
이제 인생 몸무게의 종착지는 67kg으로 잡았다.
무리하지 않고 가장 건강한 몸무게가 될 것으로 고민 끝에 책정했다.
대충 2kg쯤 남아서 빠르면 올해 안에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헐적 단식을 4년간 진행하면서 진짜,정말 가장 좋은 건,
단식한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맑아진 기분, 기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 할 수 있는 기쁨
그리고 그 날 저녁엔 뭐먹을지 고민하는 기쁨,어제 아낀 식비를 오늘 때려박아버리겠다라는 기쁨
어린 자녀들도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커간다는 기쁨
단언컨데, 사무직 직장인에게는 최고의 다이어트라 생각하고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