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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으로 살아남기

내 꿈이 자영업 소상공인이었던가?



이번주 아라보다 카페는 한 주 동안 임시휴업을 걸었다.



 머리를 싸매고 손익계산을 때리던 겨울.

예상했던 임계점은 4~5월이었고, 많은 분들의 응원과 손길로 열었던 아라보다 카페를 계속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세워야 했다.

카페 운영에 어려움이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유진 씨는 외부 일정도 많고 창의적인 사람이라 카페에 메여있으면 힘들 거예요."


 직원을 모실 수 있는 인건비는 나오지 않는 아파트 안 작은 카페.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영업시간 내내 혼자 카페에 붙어있어야 했다. 하지만 외부 일정이 잡히게 되면 무거운 마음으로 문을 닫고 갈 수밖에 없었다.








"저번에 왔는데 문 닫아서 아쉬웠어요."


 인스타그램과 네이버지도에 임시 휴무 일정을 올려도, 대부분 단골손님은 못 보고 카페에 오셨다가 그냥 돌아가셨다. 카페는 자주 문을 닫을수록 찾아오는 걸음이 줄어들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5월에는 벌써 예정된 강의가 4곳이라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영업일에 문을 닫아야 했다.


'카페를 정리하고 내 업무들에 집중해야 할까?'

'카페를 대신 운영할 사람을 구해야 하나?'




 하지만 단골손님들과는 벌써 깊게 정이 들어버렸고, 카페에는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하나씩 이유들을 내 안에서 꺼내 정리하면서, 행복은 그 순간이 지나야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카페를 정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자, 이곳에서 누렸던 시간들이 마음에서 떠올랐다.



카페 문을 열고 첫 손님을 받을 때 커피를 달달 떨면서 내렸던 기억.

출퇴근을 못해서 카페에서 담요 덮고 잠에 들었던 겨울날.

자주 오는 단골손님 포인트 번호를 외웠을 때.

카페테라스에서 배달음식 먹으면서 지나가는 분들께 인사 나누던 것.


내 생일에 꽃을 한 다발 선물해 주신 손님.





나, 카페를 참 사랑하는구나.


카페를 열고 처음으로 일정 없이 문을 닫았던 이번 며칠 동안 새벽이 도 집에서 강제 휴가를 보냈다. 매일 아침에 출근하자며 문 앞에서 우는 새벽이를 보면서 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카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지역 커뮤니티에 올리자 주민분들이 다행히 목소리를 들려주셨다. 무인카페로 운영하면, 종종 단골손님도 만나고 외부 일정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한 걸음 한 걸음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껏 그랬듯, 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새로 날이 밝을 때마다 달라지는 미래들이 두렵고 걱정스럽지만

분명 나다운 길을 발견할 것이다.







연재 마감을 13분 늦은 날, 봄이 만개한 아라보다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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