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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반북스 Dec 15. 2021

꿀배찜

[작은 친구들 10호] 윤재희의 채식 레시피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털복숭이 작은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간행물입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꿀배찜


따뜻하고 달달한 것. 듣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지만 사실 따뜻하고 달달한 것 중 정말 만족스럽게 먹었던 음식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원치 않았던 시럽 맛이 강하게 치고 올라와 실망하고 입가심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손에 꼽히는 몇 기억이 자꾸 따뜻하고 달달한 것을 찾게 합니다. 예전 한 번 만났던 핫초콜릿의 기억, 매콤하고 매캐했던 짜이, 인도디저트 가게에서 먹어본 바나나 오븐 구이, 따끈한 뱅쇼, 알타리김치에 호박고구마도 좋고요. 또 다른 하나를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여러 음식을 찾아다닙니다. 많은 실패를 지나오고, 재작년 겨울에 처음 꿀배찜을 먹어보고 나서, 겨울이 올 때마다 한 번씩은 꼭 해 먹는 따뜻 달달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겨울 초입에 한 번, 한겨울 추위에 몸이 시릴 때 한 번. 데워 먹는 귤이 왜 맛있던지 떠오르는 맛입니다. 배 과육을 파서 그 안에 잣, 대추, 호두를 함께 두고 꿀을 담아 찜을 해줍니다. 배가 부드러워질 즈음 꺼내서 잘 섞어준 후에 먹습니다. 감기 기운이 돌 때 간단히 먹고 겨울 기운을 충전해보세요. 




재료 : 배, 꿀, 호두, 잣, 대추, 여러 견과류


Step1. 배 안에 담을 견과류를 준비합니다. 대추는 먹기 편하게 편으로 썰어주고, 호두도 작게 조각냅니다. 

Step2. 배를 깨끗이 씻은 후 꼭지 부분이 뚜껑이 될 수 있도록 잘라줍니다. 과육을 파내야 하니 입구를 넉넉하게 만들어주세요. 

Step3. 숫가락으로 속 과육을 파냅니다. 찌는 동안 배가 터지지 않게 벽을 적당한 두께로 남겨줍니다. 

Step4. 과육과 견과류를 번갈아 층으로 쌓아주세요. 꼭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중에 섞어 먹기에 좋았습니다. 

Step5. 남은 공간에 꿀이 스며들도록 부어주고, 꼭지 뚜껑을 닫아줍니다. 밤꿀도 좋았고, 아카시아도 좋았습니다. 

Step6. 찜기가 있다면 찜기에 배를 넣어줍니다. 없다면 배를 그릇에 담아 중탕으로 쪄줍니다. 배를 찌르면 쏙 들어가게 부드러워질 때까지 쪄주세요. 저는 중약불에 올려 1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우러난 꿀배즙을 꼭 끝까지 마셔주세요. 


인스타그램 @ynynjae



글쓴이. 윤재희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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