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하얼빈 19화

둑은 언제 무너지는가

by 차거운

시뻘겋게 타오르던 용암은

어떻게 딱딱한 침묵이 되는가


거대하고 웅장한 신전과 왕궁은

언제 무너져 폐허로 남는가


두 눈 멀도록 타오르던 사랑의 초신성은

어떻게 환멸의 재가 되어 흩어지는가


호산나 다윗의 후손 외치던 군중은

언제 굶주린 하이에나가 되어 물어뜯는가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

모래 위에 새겨진 이름들 신화들

시간의 폭풍이 지나간 뒤에

남은 진실의 사금 조각들


둑은 언제 무너지는가

처음엔 작은 틈이었으리

거기 새어 나오는 탄식과 한숨을

그대가 듣지 않을 때


저 바람 속에서

새가 운다 그대 들어라 그 신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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